병원장도 미안·송구···코로나19 의료진 '역차별'
파견 인력만 특별 대우 등 제도 차별···기존 의사·간호사 상대적 박탈감 심화
2021.02.03 06:0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감염자 치료병상을 운영 중인 병원장들이 소속 의료진의 인건비 역차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가 의사나 간호사 등 파견인력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대우를 하고 있지만 해당 병원 소속 의료진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도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구조에 기인한다.
 
더욱이 파견인력의 경우 치료현장에서 주도적인 역할 보다는 지원업무을 수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기존 의료진 보다 대접이 후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해당 병원 소속 의료진은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상에 투입돼 사투를 벌이더라도 기존에 지급받던 월급 이 외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다.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환자를 치료하고도 파견인력과 다른 대접으로 병원 측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소속 의료진의 심정을 십분 공감하지만 소정의 위로금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이는 정부 코로나19 진료현장 파견인력에 대한 대폭적인 인건비 인상에서 비롯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달 코로나19 재유행 당시 환자 급증으로 치료현장에 투입될 의료인력이 부족해지자 파격적인 대우를 보장했다.
 
전문의 자격 여부나 수당 종류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최대 하루 95만원의 인건비를 보장해 주겠다는 게 요지다.
 
전문의 기준으로 근무수당은 65만원, 위험수당 5만원, 전문의 수당 10만원, 전문직 수당 5만원, 출장비 9~11만원 등 총 95만원을 받는다.
 
일반의의 경우 전문의 수당 10만원을 뺀 85만원의 인건비가 책정됐다. 위험수당은 1일차에 15만원이 지급되고, 2일차 이후로는 하루 5만원을 받는다.
 
이는 8시간 근무시 예상되는 수당으로, 초과근무가 이뤄질 경우 더 늘어날 수 있다. 초과근무는 1일 최대 5시간까지 인정한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파견된 다른 의료인력도 보상이 적잖다. 간호사 20만원, 간호조무사 10만원, 임상병리사 18만원, 방사선사 21만원의 근무수당이 책정돼 있다.
 
하지만 이 수당은 파견인력에 한해 받을 수 있어 기존 의료진 입장에서는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보건의료노조 소속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2일 청와대 앞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면서 파견인력들의 임금이 기존 의료인의 3~4배에 이르는 점에 대해 분노했다.
 
병원 입장에서도 여간 미안한 상황이 아니다. 파견인력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속 의료진 보다 후한 대접을 받는 구조가 답답하기 그지 없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병원 원장은 기존 의료진 입장에서는 명확한 역차별이지만 병원으로서도 파견인력에 상응하는 대접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기획조정실장 역시 오히려 업무 강도는 기존 의료진이 더할 수 밖에 없음에도 대우는 다른 기형적 구조가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