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해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했던 간호사들이 정부로부터 ‘동문서답’을 받았다면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6일까지 청와대 앞에서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한 1인 시위 및 기자회견을 가진 행동하는간호사회(지부장 이민화, 이하 행간)은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대비해 간호사들이 요구한 근무환경 개선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동문서답으로 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간호사 배치기준 강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 보장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 마련 ▲공공병원 설립이라는 5가지 요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그로부터 20여 일 뒤인 지난 27일 고용노동부는 “근로자 야간·교대근무 등으로 인한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야간작업 근로자 특수 건강진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간호직종 종사자의 직무 스트레스 예방, 근골격계질환 예방과 고객 응대에 따른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지침·매뉴얼을 개발·보급하고 이에 대한 이행 지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간호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지도·점검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행간은 "고용노동부는 간호사들이 요구한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행간은 “고용노동부는 청와대에 전달한 5가지 요구 중 가장 중요한 인력 문제에 대한 내용은 완전히 배제한 채 대답하기 용이한 단 한 가지 요구에 대해서만 답변했다. 그리고 답변 내용도 종이 한 장으로 처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쟁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간호사들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부가 답변한 야간작업 근로자 건강진단 제도는 이미 청와대 시위에 포함된 내용이었다”며 “지난달 30일 우지영 간호사가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 도입 후 5년이 지났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행간은 코로나19 재유행 대비를 위한 간호인력 충원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행간은 “장기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지금 간호사들은 불면증, 우울증 등에 시달리며 현실에 지쳐 떠나고 있다”며 “간호사 개인의 사명감에만 의존한다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어 병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차 대유행이 오면 어떻게 대응하고, 인력 수급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할 것인지 등 계획을 세울 때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배제한다면 병원 현장에서 일회용품 취급받고 버려진 경험을 한 간호사들은 또 다시 스스로를 갈아 넣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