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폐기 수순을 밟은 간호법을 더불어민주당이 재발의하면서 보건의료계 갈등이 다시 예고된 가운데 간호조무사 단체의 직업 인식 홍보 활동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 간무협)가 최근 대중을 대상으로 인식개선 광고 홍보를 시작, 이달 1일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에 '의사의 업무 지시', '직접 간호' 등의 문구가 나오자 자신이 간호사·간호대생 등이라고 밝힌 누리꾼들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간무협은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주요 지하철 승강장,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간호조무사 자격신고 및 보수교육 참여를 독려하고 간호조무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광고 홍보를 진행 중이다.
주제는 '당신을 위해 있고 당신의 건강을 잇는 우리는 간호조무사'다. 그런데 일부 문구와 장면에서 간호법을 놓고 간호사 단체와 간호조무사 단체가 대립했던 업무범위 문제가 드러났다.
영상은 간호조무사 존재와 역할을 알리는 장면으로 연출됐다. "병원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우리를 보게 된다", "우리는 바이탈 사인을 체크한다" 등으로 시작해 "의사 지도 하에", "직접 간호도 한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현재 해당 영상은 2000개 이상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데, 간호사 및 간호대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간호사 소개 영상인 줄 알았다, 간호사 사칭을 멈추라"고 비판했다. 또 "간호조무사는 직접 간호하지 않고 간호를 보조하며 단독 투약권한이 없다"며 "일반인들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일침했다.
'의사의 업무 지시 하에 의료행위를 한다'는 소개 문구에 대해서도 "간호조무사는 간호사 지도 하에 업무를 수행한다", "대표자 단체가 나서서 불법의료행위를 알리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밖에 "간호조무사, 간호사 모두에게 모욕적인 영상이다"며 "부적절한 정보로 현장에서 성실히 일하는 간호조무사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게 하지 말라"는 당부도 포착됐다.
간무협은 이번 광고 진행을 통해 간호조무사가 국민건강을 이어주는 간호인력이자 국민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간호인력임을 각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곽지연 간무협 회장은 "간호조무사에 대한 이해는 물론 간호조무사 직종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갖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에 대해 전동환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기획실장은 "법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충분히 검토된 영상"이라며 "'간호사 보조' 행위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매일 간호사가 바로 옆에 있어야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간호사를 '보조'한다는 것이 간호 업무를 직접 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아니다"라며 "간호조무사도 진료 보조로서 직접적으로 간호 행위를 하고 의사의 지시도 따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