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과도한 업무로 선천성 질병을 가진 아이를 출산했다며 산업재해 신청을 했던 간호사들이 소송에서 패소하자 이번에는 위헌제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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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의료연대본부는 1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아의 건강손상은 임신부 노동력에 미치는 영향 정도와 관계없이 모체의 건강손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근로자가 임신 중 업무 때문에 태아에게 손상이 발생했다면 근로자에게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여성 근로자의 과중한 업무로 인한 태아의 건강손상이 산재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여성 근로자의 기본권 침해와 평등권에 어긋나는 만큼 명백한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업무상 재해를 '업무상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으로 규정한다.
임신한 여성 근로자의 경우 태아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대법원에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의 소송 위임장과 함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를 냈다.
대법원이 이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대법원에 계류 중인 행정소송은 헌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위헌성을 판단할 때까지 유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은 지난 2009년 임신 초기 유해한 요소에 노출돼 태아 심장에 질병이 생겼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여성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질병을 가진 아이를 낳았더라도 이는 어머니의 질병이 아닌 만큼 요양급여 대상이 아니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출산으로 어머니와 아이가 분리되는 이상 질병은 출산아가 지닌 것”이라며 “업무상 재해도 아이에 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2016년 5월 2심 판결이 나온 이 사건은 간호사들이 상고해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