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총선에서 여의도 입성을 노렸던 총12명의 의사 출신 중 6명이 살아남았다.
뚜껑을 연 결과 새누리당 박인숙, 안홍준, 정의화 후보가 당선됐고 의사출신 비례대표 후보인 새누리당 신의진 후보, 민주통합당 김용익 후보, 자유선진당 문정림 후보도 국회 입성이 최종 확정됐다.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18대 총선에 비해 약진했다는 평가다.
박인숙·안홍준·정의화, 의료계 기대 업고 금배지
12일 제19대 총선 개표 결과 박인숙 후보(서울 송파갑)는 총 5만1306표를 얻어 52.8%득표율을 기록, 4만2604표를 얻은 기호 2번 박성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안홍준 후보(경남 창원마산)는 총5만3832표를 획득하면서 53.9%의 득표율, 정의화 후보(부산 중구동구)는 총 3만1484표, 46.2%를 얻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정 후보는 부산 중·동구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부산 해운대 기장갑)는 4만9431표로 40.3%를 득표, 서병수 후보에 밀려 패했다. 정근 후보(부산 부산진갑) 역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2만3658표를 얻어 3위에 그쳐 고개를 떨궜다.
약사 출신의 경우 민주당 김상희 후보(부천 소사)가 새누리당 차명진 의원을 꺾고 당선됐으며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 역시 대한의사협회장 출신인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을 눌렀다.
'숨은표'와 '부동표'가 당락을 결정하는 키를 쥐면서 막판까지 피말리는 접전이 벌어졌는데 의약사 출신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신상진 후보와 김미희 후보는 경합 끝에 김미희 후보가 당선, 신 후보는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것이다.
"의료계 바람 실현" 문정림 '활짝'…김용익·신의진 교수도 당선
비례대표에서도 총3명의 의사 출신 후보들이 사실상 당선이 확정, 고무적인 분위기다. 특히 선거전 막판 의사들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은 문정림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 기대에 화답했다.
문정림 후보는 "비록 의료 현장을 떠났지만 정치권에서 그 경험을 살려 의사, 환자,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면서 "의학 지식과 현장 경험, 의료계에서 배우고 겪은 정책과 법안들을 돌이켜 정치권에서도 의사와 환자, 나아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역사상 정당을 막론하고 비례대표 1번에 의사를 배정한 경우는 최초였기에 의미는 더욱 깊다. 문 후보는 "재활의학 교수, 의협 대변인 등의 개인적 경력을 떠나 의료계에서 중심을 잡아나가고 전문성을 발휘함으로써 국민 생명에 이바지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 센터장을 이끌고 있는 박인숙 후보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무상의료의 허구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의료일원화와 함께 "현재 의사 면허제에서 나아가 의료 면허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독립적이고 투명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담당할 제대로 된 기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해 왔다.
의협 회장 노환규號 탄력 얻나…"끌어주고 밀어주고" 기대감
사실상 이번 총선은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무상의료, 지불제도 개편 등 의료계를 압박할 정책 시행 여부는 한치앞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만성질환관리제(선택의원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의협 문태준 명예회장이 "이번 총선은 11만 의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표하느냐에 따라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의료계의 적극적인 관심을 거듭 당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회적 이슈는 물론 보건의료정책 수립에 있어 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의사 단체의 대국회 활동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제37대 노환규 당선자는 문정림 후보와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만큼 향후에도 의료계와의 긴밀한 협조 시스템이 마련되면 정치권에 대한 올바른 의료제도의 정착이라는 목표가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환규 당선자는 6명의 의사 출신들이 당선 확실시 되자 의사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들의 손으로 이들의 당선을 도왔다"면서 "의사 출신 후보들이 앞으로 4년간 잘못된 의료제도를 고치거나 저지하는데 분골쇄신 노력할 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의료계를 대표하는 수장 선출과 맞물려 국회 입성에 성공한 의사들의 약진이 어떠한 힘으로 빛을 발휘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