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해당 사건이 소송전으로 치닫으면서 '제주도 유일한 대학병원'이라는 명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영아 오투약 사망사고를 내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제주대병원 간호사 3명에 대해 2심에서도 최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2022년 3월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한 생후 12개월 영아에게 투약 오류를 범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특히 투약 오류를 숨기기 위해 의료기록지 내용을 수정하고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을 키웠다.

검찰은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제주대병원 수간호사 양모씨에게 징역 4년, 담당 간호사 강모씨에게 징역 5년, 수행 간호사 진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는 원심과 같은 구형으로 지난 5월 재판부가 양씨에게 징역 1년, 강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진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각각 선고한 원심의 양형은 가벼워 부당하다는 취지다.

당시 재판부는 강양이 숨진 사실과 조직적 이를 은폐한 점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유기행위와 강양 사망 사이 인과관계는 명확히 증명했다고 보지 않고 유기치사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오투약 사고 직후 제대로 된 의료적 판단이 이뤄졌다면 피해자는 살 수 있었다"면서 "의료진이 실수를 한 뒤 하면 안 될 일까지 저지르면서 피해자가 사망한 점 등을 고려하면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항소했다.

피고인들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재판부를 향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2심 판결은 오는 8월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대병원은 2016년 일어난 치료사 폭행 사건으로도 여전히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직원 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재활의학과 교수가 제주대학교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겸직해제처분취소' 소송 첫 변론이 진행됐다. 

해당 교수는 2016년 6월 제주대병원에서 환자 치료 컨퍼런스 중 치료사를 꼬집는 등 2018년 1월까지 5명을 수차례 폭행해 의료법 위반과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주대는 특별인사위원회를 꾸려 교수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특위는 같은해 11월 품위 유지의무와 성실의무 위반을 명분으로 교수에 대한 겸직해제 요구 안건도 의결했다. 

이에 해당 교수는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로만 일할 수 있고 제주대병원 의료진으로 일할 수 없는 처분이 됐으나 제주대학교총장을 상대로 겸직 해제 처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제주대병원은 제주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보조금 횡령 사건으로도 송사를 치르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가 제주대병원에 위탁한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운영 책임 소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센터 측은 지난해 11월 회계를 담당하던 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뒤 계좌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보조금이 사라진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증발한 돈을 누가 메꿀지를 두고도 양 기관이 갈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대병원은 손실액이 발생하면서 센터 직원 임금 등이 밀리자 자체 예산을 투입해 센터 재원을 충당했다. 

이후 손실액을 제주도가 메꿔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으나 제주도가 이를 거부하고 있어 법적 다툼으로 번진 상태다.

병원 측은 예산 집행 주체인 제주도에 병원 손실액을 보전하라고 공문을 보내기도 했으나 도(道)는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제주대병원은 최근 제주도를 상대로 3억5600만원 상당의 '지원금 반환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사안에 대해 제주대병원 측에 문의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교윤 기자 (yu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