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요양급여비용 2차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추가소요예산(밴드)가 정해지지 않아 공급자 단체들의 눈치싸움이 본격화됐다.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급자단체는 깜깜이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금일 2차 협상에서는 각 단체별 인상 근거 마련과 제시에 초점이 맞춰졌다.
24일 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대한병원협회와 대학약사회, 대한의사협회의 ‘요양급여비용계약 2차 협상’이 진행됐다.
가장 먼저 협상에 나선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지난해 병원 유형의 실적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2022년 병원 진료비 증가율은 평균 4.7%, 행위료가 5%가 소폭 넘는 수준이며, 행위량 변동분 입증을 제안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병원유형이 다른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치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송재찬 부회장은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환산지수가 가져오는 역전 현상이 당장 해결은 안 되겠지만 지속적으로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번 협상에서는 조금 더 개선된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협상단에 전했다”고 말했다.
병원과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송 회장은 “의료가 갖는 고도성과 전문성에 의한 결과로 생각된다”며 “실제 데이터를 보면 의원급 진료비 비중은 증가했지만 병원급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도 진료비 점유율 비중을 보면 병원 유형은 50.4%, 의원 유형은 19.6%다. 2022년 기준으로 다시 살펴보면 병원은 48.6%로 하락했고, 의원은 22.5%로 증가했다.
약사회는 지난해 급증한 행위료에 대한 환산지수 포함을 최소화하는 데 전략을 집중했다.
지난해 약사회는 10%의 행위료가 올랐지만, 이외의 인건비와 관리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논리다. 또 의약분업 대비 행위료 점유율은 반토막이 났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특히 코로나로 발생한 2680만건의 조제 행위가 올해 환산지수 산출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영달 부회장은 “행위료가 오른 만큼 약국에서 인건비나 관리비 등이 많이 증가했다”며 “지난해 인력 채용이 늘었던 부분은 코로나로 해고된 인원이 다시 채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인건비는 2022년도 상근 인건비 상승이 6.63%, 기타 인력 인건비는 7.55%, 비상근인력 인건비는 19.41% 등이다.
박 회장은 “약국은 소상공인으로 인정받지 못해 재난지원금, 소상공인지원금 등에서 제외됐다”며 “확진자 대면 등 강도 높은 업무와 헌신이 환산지수 영향으로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총 급여비가 100조원에 이르는 시대에서 1%에 가까운 밴딩을 납득하기 어려우며, 이는 필수의료 지속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김봉천 회장은 “저수가 정책을 개선하지 않으면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에 지원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며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밴딩폭을 늘려서 의료계에 희망과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의 경우 최저임금인상률(5%), 민간임금 협약 인상률(5.1%), 소비자물가 상승률(5.1%) 등 5%대의 사회적 인상요인 발생한 만큼 수가 인상도 여기에 준해야 강조했다..
특히 각 공급자 단체가 주목하는 요양급여비 점유율에 대해서도 의협 입장에서 해석을 내놨다. 요점은 꾸준히 하락한 비정상적 점유율이 정상궤도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봉천 부회장은 “10여 년 전 의원급 점유율은 40%에 육박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하락세를 거쳐 19%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22%까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떨어졌던 점유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