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은 과연 원지동에서 첫 삽을 뜰 수 있을까.
NMC 원지동 이전 비용의 내년도 예산 반영이 불투명한 상태다. 예산안 반영의 전제조건인 사업계획적정성심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심사가 끝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NMC는 2014년도 예산안에 출연금 외에도 ‘NMC 현대화사업’이라는 항목으로 176억원의 원지동 이전 비용을 신청했다.
원지동 부지 이전을 위해서는 6000~6500억 원이 소요되지만 당장 176억 원이 마련되면 부지를 계약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현재 이전 관련 예산은 2014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NMC는 외상 관련 병상 250개, 일반병상 750개 등 1000병상 규모의 의료원을 희망하지만 규정상 그 규모가 적정한지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재부는 KDI에 사업계획적정성심사를 맡겼고, 규정상 그 결과가 나와야 사업 규모에 따른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
문제는 사업계획적정성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기재부는 10월 말 심사가 마무리되고 그를 바탕으로 국회 예산안 논의 시 반영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현재 사업계획적정성심사는 1차 중간점검을 마친 상태다. 향후 2차 중간점검 후 최종안을 도출할 예정이나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기재부는 당초 예상보다 결과 공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심사 도중 사업계획이 변경됐다. 이를 반영하느라 연구 기간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실제 당초 심사에서는 NMC 이전과 중증외상센터 건립을 한 데 묶어 진행했다. 하지만 중증외상센터 건립은 사업계획적정성심사가 아닌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모든 심사가 1, 2차 중간점검을 거쳐 최종 결과를 확정한다. 이 건의 경우 18일 1차 중간점검을 했다.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복지부, KDI와 함께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2014년 예산안 포함 가능성 미지수
사업계획적정성심사가 끝나는 시기는 복지부, 기재부, KDI 모두 장담하지 못했다. 다만 예산안 반영에 대한 전망은 조금씩 달랐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련 예산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예산안 반영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국회의원들의 반영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국회의원이 예산안에 동의하도록 설득에 나설 것이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기재부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종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엇도 단언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사업계획적정성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KDI 연구원은 심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일정상의 문제를 짚었다.
그는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마무리 시점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 건은 다른 심사에 비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의료원의 자료협조도 빨랐다.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 반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심사는 7~8월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보통 6개월 정도 진행하는 것에 비춰봤을 때 예산 편성 시기랑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NMC 이전 비용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하기 위해 의료원, 복지부, 기재부 등 모두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