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 원지동 이전 예산 편성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2014년 예산안에는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사업' 명목으로 165억3000만원이 배정됐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NMC의 원지동 이전을 합의한 지 11년 만에 내딛은 첫 발이다.
올해 예산에 NMC 이전 비용이 편성된 것이 알려지자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서초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환영”과 “반대” 입장을 표명한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사진] 중구의 경우에는 이전 반대 서명운동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원지동을 품고 있는 서초구 내 방위협의회와 해당 지역 정당은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 예산 165억원 확보를 환영합니다” 등이 적힌 현수막을 곳곳에 설치했다.
NMC 이전이 지역민의 의료 접근성 향상과 더불어 지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배가시켜 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또한 애초 이전의 시발점이 됐던 원지동 내 서울추모공원이 지난 2012년 4월부터 운영, 추모공원 조성사업 전제 조건이었던 NMC 이전이 현실화됐다는 기쁨의 표현이다.
반면, 현재 NMC가 자리하고 있는 중구 내에서는 “국립의료원 이전반대, 공공의료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등이 적힌 반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특히 중구 내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이전 반대"라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중구에서 ‘공공의료 포기’라는 글귀를 적은 것은 NMC가 이전할 시 서울 북부와 경기 북부 주민들에게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대안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해당 지역에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현 시설에 대한 대안도 없이 강남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굉장히 여유로운 계획”이라며 예산 편성을 사실상 반대했다.
결국 중구 공공의료서비스 대안 논란은 ‘복지부는 서울시와 함께 NMC 이전 후 을지로 일대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달며 일단락 됐다.
이에 복지부는 NMC 이전 시 생길 수 있는 중구 을지로 일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묘안을 서울시가 수립 중인 을지로 일대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국회 상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중구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이전 비용 편성으로 웃음을 지었던 NMC 역시 중구 지역민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종복 진료부원장은 “NMC 역시 중구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중구민들은 NMC가 아시아 최고의 병원이었을 때 함께 자부심을 느꼈던 분들이다. 또 쇠락기 역시 지켜봤다. NMC의 흥망성쇠를 곁에서 느끼며 일종의 동질감을 가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NMC 역시 중구의 의료공백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의 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진료부원장은 “NMC 일부 기능을 유지해 이원체계로 운영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를 끝내야 알겠지만 복지부나 서울시 모두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