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장 우선 임용, 의사→타직군 확대 요구 고조
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약사, 28일 토론회 통해 필요성 강조
2023.03.28 12:32 댓글쓰기

올해 초 경산시 보건소장직을 놓고 ‘의사 대 非의사’ 구도가 펼쳐지며 장기간 진통을 겪고 지역의료계와 지자체가 충돌하는 등 ‘보건소장 의사 임용 원칙’의 균열이 커진 지 오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의사를 제외한 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약사 등 타 직역에서는 보건소장 우선 임용 원칙의 대상 확대를 촉구하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28일 오전 열린 ‘지역보건소장 임용 실태 및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들 직역은 “타 직역 평등권을 침해하고 의사가 필요한 지방에 의사가 없는 등 의료환경 실정과 맞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9월 보건소장 임용 대상을 의사 외 직능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지역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서정숙 국민의 힘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대한약사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가 주관했다.


이날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 간 의사 보건소장 비율은 40% 내외로 큰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다. ▲2012년 42.5% ▲2014년 39.7% ▲2016년 40.8% ▲2018년 38.9% ▲2020년 41.4% 등이다. 


2021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국 258명의 보건소장 중 106명 41%만이 의사 보건소장이었다. 


의사가 지원하지 않는 보건소에서의 5년 이상 보건소에 근무한 타 의료직종은 ▲한의사 2명 ▲치과의사 0명 ▲약사 6명 ▲조산사 포함 간호사 54명 ▲의료기사 49명 ▲공무원 등 기타 41명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 별로 살펴보면 편차가 크다. 실제 의사 보건소장이 임용된 경우는 대부분 서울(23%)·부산(10%)·대구(6.6%) 등 대도시에 집중돼있고, 민간의료기관 및 의사가 없는 취약지는 현재 비의사 직군이 대신하고 있다. 


의사 출신 보건소장 안 뽑아 문제 된 적 있나···감염병 대응 등 중요 


김동수 동신대 한의대 교수는 평등권 뿐 아니라 조항과 현실 간 괴리, 지역의료 공백, 감염병 대응 등 변화하는 보건의료환경과 보건소장의 업무를 이유로 “의사만 보건소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뽑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가 없었고, 선언적 의미는 있을 수 있지만 현장에서 구체적인 임무 수행 면에서 작동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감염병 예방법도 의사 뿐 아니라 한의사·치과의사 등에 모두 진단·신고 의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승욱 대한치과의사협회 정책이사는 보건소장 의사 임용 원칙의 차별 소지에 대해 이미 여러번 시정권고가 이뤄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6년,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미 지적하고 시정권고했으며, 2018년 법제처에서도 이 시행령을 불합리한 차별법령으로 분류하고 정비하도록 지정하고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고 말했다.


정부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대도시는 민간의료기관 강화돼서 보건소 기능 축소해야 하는 상황인데 의료취약지 대부분의 보건소는 공보의가 없으면 의사가 하나도 없다”며 “보건소 자체에 의사가 하나도 없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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