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결정제도 이행범위를 임종기에 한해 극히 좁은 범위로 제한하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OECD 여러 나라들처럼 말기로 확대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송파구병)은 12일 "사망자의 약 70%가 의료기관에서 사망하며, 이 중 상당수가 사망 시까지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지속한다"며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치료 효과가 없는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8년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 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개선이 필요하다"며 "공용윤리위원회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도 시행 이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는 2019년 53만 명에서 지난해 157만 명, 올해 8월 194만 명으로 매년 크게 증가해 왔다.
남 의원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은 건보공단 지사를 포함해 2018년 291개소에서 올해 8월 667개소로 확대되는데, 환자가 연명의료중단등 의사가 있더라도 의료기관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다면 연명의료 중단이 불가능 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의료기관 사망자 발생 비율은 상급종합병원 23.7%, 종합병원 34.3%, 요양병원 34.2% 등이다. 올해 8월말 현재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설치율은 상급종합병원은 100%인데 반해, 종합병원은 60.7%, 요양병원은 8.7%에 불과하다.
남 의원은 "환자 자기결정권이 존중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 확대가 필요하며,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 의료기관 사망률이 높은 데 반해 윤리위원회 설치율이 낮아 제도 확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는 요양병원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해 공용윤리위원회를 두고 위탁협약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공용윤리위원회를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또 "연명의료중단등결정 방법과 절차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연명의료중단등결정은 환자의 명시적인 의사 표시(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가족 2인의 진술을 통한 환자의사 추정, 가족 전원의 합의를 통해 할 수 있다.
남 의원은 "입법 취지인 환자 자기결정권 존중을 위해서는 당사자의 명시적인 의사표시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입장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가족 진술이나 합의에 의한 결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