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피가 모자란다'···혈액대란 긴장감 고조
적정 보유량 유지일 첫 '100일' 미만···보건당국, 주의보 발령
2019.09.27 04: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국내 혈액 수급 상황이 심상찮다. 유례없던 상황에 보건당국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악의 경우 ‘혈액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 속에 정부는 의료기관들에게 적정한 혈액 사용을 당부하는 등 긴축에 들어간 상태다.


대한적십자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혈액관리본부가 수혈용 혈액 적정 보유량(5일치)을 유지한 날이 97일에 불과했다.


적정 혈액 보유량 유지일수가 100일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상황도 만만찮다. 지난 8월까지 혈액 보유량이 5일분 이상이었던 날이 49일(20.2%)에 불과했다.


매년 1월의 혈액 보유량을 비교하면 2014년의 경우 6.5일분이 있었지만 2017년에는 4.4일분으로 줄었고, 올해는 4.1일분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헌혈 건수는 2014년 284만건에서 지난해 268만건까지 줄었다. 헌혈자 수도 같은 기간 160만명에서 139만명으로 감소했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할 정도의 저출산으로 10~20대 인구가 줄어들면서 혈액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헌혈을 많이 하는 10~20대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수혈받는 사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인구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면서 보건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국 의료기관에 ‘안정적 혈액수급을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혈액 사용량 및 재고량 상시관리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헌혈권장계획 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혈액 적정 보유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명절 직후에는 늘 보유량이 감소하는 만큼 병원들이 사용량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달라는 내용이다.


우선 복지부는 혈액사용량 감축 노력과 함께 꼭 필요한 적정 혈액량만을 보유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혈액수급 책임자 지정 및 수혈처방 적정성 검토, 진료과 간 협업 등을 통해 혈액사용 적정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운영 중인 한국혈액감시체계에 참여하면 신속한 혈액수급 상황 파악을 통해 혈액 적정량 공급 등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안정적 혈액수급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기업별 단체 헌혈 등을 장려할 수 있도록 여러 정부 부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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