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NMC) 전문의협의회가 "의사들이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현대화 사업 축소 계획 재검토를 촉구했다.
23일 NMC 전문의협의회는 '국립중앙의료원은 망하고 말 것'이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은 입장을 천명했다.
협의회는 "지난 5년간 전문의 절반이 퇴사했다"면서 "올해도 벌써 젊은의사 4명이 국립중앙의료원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희망을 갖고 일하고 싶어하는 국가 병원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새로운 병원을 짓기도 전에 망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축소된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전문의 확보 대책을 요구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잇단 의료진 퇴사는 의료원 진료 기능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혈관조영시술이 가능한 의사가 단 1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해당 의사가 아프거나 휴가 중이면 급성 위장관 출혈 등 응급 색전술이 필요한 환자를 받을 수 없다.
열성 경련 치료를 위한 소아신경과, 가와사키병 등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소아심장의사, 신생아 뇌초음파 시행을 위한 소아영상의사 등 소아 전문 의사는 아예 없다.
급성뇌경색 시술 역시 의료진 부재로 중단된 상태다. 산부인과는 수술보조 인력 부족으로 야간, 휴일 코로나19 응급제왕절개 수술이 불가능하다.
외과는 전문의 및 수술보조 인력이 부족해 복부수술이 필요한 야간 응급상황 발생 시 수술이 불가능하다. 정형외과는 척추 관련 전문의 부재로 수술이 중단된지 오래다.
협의회는 "국립중앙의료원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이 필수의료 공백 희생자가 되지 않게 책임져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간의료기관이 감당하기 힘든 감염병 사태와 수익이 나지 않는 필수중증의료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발전 방안과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