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이 공교롭게도 개원기념일에 국정감사를 치른다. 다른 직원들은 휴무이지만 김영태 병원장은 국감장에 출석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오늘(15일) 서울대학교, 서울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 날은 서울대병원 특수법인화 46주년을 맞이하는 개원기념일로, 입원진료를 제외한 병원 전체의 휴무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공교롭게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일정과 겹치면서 김영태 병원장은 피감기관장 신분으로 출석해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는 의정사태 속에 진행되는 만큼 △의과대학 증원 과정 △전공의 집단사직 △비상경영 상황 등에 대한 여야의 십자포화가 예상된다.
특히 대표적 국립대병원 수장으로서 이번 의료대란과 관련한 입장,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 평가, 의료개혁 방향 공감 여부 등 난처한 내용의 질문 공세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병원은 앞서 2024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전형에서 교수들 반발과 전공의들 의견을 반영해 결원 대부분을 충원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정부 정책에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최근에는 서울의대가 전국 의과대학 중 처음으로 의대생들 집단휴학을 일괄 승인하며 교육부 감사를 받는 등 정부와의 대립각 상황을 연출한 바 있다.
때문에 여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의정갈등 사태 속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가 취한 행보에 질타가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과거 김영태 병원장이 의대 정원에 대한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김영태 병원장은 지난 2023년 국정감사에서 의대 증원 필요성과 관련해 “필수의료 혁신 방안으로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원 규모와 방식에 대해서는 “일단 과학적인 의료인력 수요와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문가도 의견이 많이 갈린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의대 증원이 곧 필수 진료과목 의사 수 확충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그는 “비필수 과목으로 가는 인력을 그냥 놔둔 상태에서 충원하면 많은 인원들이 비필수 쪽으로 갈 수 있다”며 “관건은 그걸 어떻게 막으면서 의사 수를 늘리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워낙 복잡한 문제인 만큼 협의체 논의를 통해 적정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며 “능력 있는 의료진이 병원에 남을 수 있게 여러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울대병원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헬기특혜 논란도 집중 조명될 전망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뒤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곧이어 119 응급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됐다.
이를 두고 특혜 논란이 불거졌고, 다수의 신고를 접수받은 권익위는 조사를 통해 관련 부산대병원 및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소방헬기 공무원들에 대해 ’행동강령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30일 징계 대상이 된 의사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고, 최근 소방청 국감에서는 허석곤 소방청장이 “위반사항이 없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국감에서는 이 대표의 특혜 여부를 놓고 고성이 오가는 등 여야가 격하게 대립했던 만큼 사건의 중심에 있던 서울대병원 국감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