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뇌혈관 분야 의료분쟁 사건에 대한 의료감정 결과, 10건 중 7건은 적절한 의료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이 발간한 ‘의료사고예방 소식지 17호’에 따르면 지난 6년간 감정이 완료된 신경외과 뇌혈관 분야 의료분쟁은 185건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9건 ▲2016년 23건 ▲2017년 32건 ▲2018년 48건 ▲2019년 50건 ▲2020년 23건 등이다.
각 분쟁 사안들에 대해 적절한 의료행위가 이뤄졌는지 의료감정을 실시한 결과, 185건 중에 134건(72.4%)는 적절하다고 판단됐다.
적절치 못한 의료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 건은 25.4%(47건)이었다. 그 외 판단이 불가하다고 결정된 분쟁건은 총 4건이었다.
의료중재원은 의료행위 적절성과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와의 인과관계도 살폈다.
적절한 의료행위가 이뤄졌다고 판단된 185건 중 134건(72.4%)은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부적절한 의료행위가 이뤄진 분쟁 중에선 21건(11.4%)이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과관계 없음' 18건(9.7%), '판단 및 분류불가' 8건(4.3%) 등이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한 분쟁건 중 과실 및 인과관계가 성립된다고 판단된 사례로는 ▲뇌종양 수술 후 뇌출혈 및 뇌부종 악화로 사망 ▲뇌동맥류 등 수술 후 뇌경색, 언어장애, 성대마비 발생 ▲뇌동맥류 색전술 후 뇌출혈 발생으로 사망 등이 있었다.
종합병원과 병원급 사례로는 ▲뇌경색을 구토, 시력저하 등으로 진단(오진) ▲뇌동맥류로 클립결찰술 후 상하지 마비증상 발생 등이 있었으며, 요양병원 사례로는 ▲낙상으로 경막하 출혈 발생 및 뇌부종으로 사망 등이 있었다.
이어 조정결과 통계에 따르면, 전체 185건 중 67건(36.2%)이 조정에 합의했다. 합의는 조정절차 중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져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다.
조정결정은 총 46건(24.9%)이 이뤄졌다. 조정결정에 동의한 비율은 13%(24건) 였으며, 동의하지 않은 건은 22건(11.9%)였다. 취하, 각하는 총 40건으로 나타났다.
조정성립액은 1천만 원 이상~2천만 원 미만(26건)이 전체 28.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00만 원 이상~1천만 원 미만(20건)이 22%로 뒤를 이었다.
3천만원 이상에 성립한 건은 14건(15.4%)이었으며, 250만원 미만의 소액 소정건은 14건(15.4%)였다.
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증상 악화(70건)가 전체 37.8%, 출혈이 36건(19.5%) 등이었다.
분쟁이 발생한 의료기관 종별은 상급종합병원이 81건(43.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합병원(37.8%), 병원(14.6%), 요양병원(3.2%), 의원(1%) 순으로 나타났다.
의료분쟁이 벌어진 환자 연령대는 60대가 24.3%(45건)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50대는 23.2%(43건), 70대 22.7%(42건) 등도 많았다. 이 밖에 40대 15.7%(29건), 80대 이상 9.7%(18건) 등이었다.
고용 의료중재원 의료사고감정단 감정의원은 “의료중재원은 치료하기 어려운 중증 환자에 대해선 무리가 될 수 있는 치료방법을 선택하기보다는 가급적 상급의료기관으로 전원 후 집중치료해 의료사고와 의료분쟁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응급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하지 않은 뇌혈관 질환에 대해선 여러 전문의들 의견을 종합해 환자와 보호자가 의사와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민을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