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학교 인수의 유력 후보인 전주 예수병원을 놓고 대학 내부에서조차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의과대학 동문들은 적극 찬성하고 있지만, 교수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교비 횡령과 의과대학 부실운영 등으로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서남대학교는 정상화를 위한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 중이다.
대학 정상화에 깊은 관심과 의지가 있는 개인 또는 법인을 찾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매각을 염두한 조치다. 선정 작업은 내달 5일까지 진행된다.
현재 8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이사회 4명, 교직원 4명)에서 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교직원 4명은 김경안 총장, 교수협의회장, 노조위원장, 학생대표로 구성됐다.
우선협상 대상자는 경쟁 입찰에서 응찰자 가운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내놔 1차로 추려진 곳을 지칭한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 일정한 기간 동안 배타적으로 매각협상에 임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이 가운데 전주 예수병원, 고양시 명지병원, 성남시 분당제생병원과 함께 건설사인 부영건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학 안팎에선 지역에 기반하고 있는 예수병원을 유력한 인수 협상 대상자로 보고 있다.
예수병원은 지난해부터 서남대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고 의학실습교육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임상의사 89명은 서남대 전임교수로 임명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서남대 정상화와 관련해서 도서관과 기숙사, 강의동 건립 등 시설에 우선 투자하고 현재 20% 이하인 지역출신 의대생 비율을 5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문사회대와 공대 등 비 의과대학 발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수 통해 발전적 관계 이뤄야” vs “비리 설립자와 소통, 진의 의심”
이에 대해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총동문회는 구랍 30일 성명을 내고 “의대 총동문회는 서남대학교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전주예수병원이 채택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의대 총동문회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24일 총동문회 대표자 투표를 실시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동문회는 “이번 공모를 통해 서남대와 의과대학이 예수병원과 더욱 발전적인 관계를 이룩하기를 바라며, 그 결과를 기반으로 성공적인 인수과정을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지역 의사단체, 종교단체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기독교연합회는 지지 성명을 발표했으며, 전북의사협회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지지를 결정했다.
김주형 전북의사회회장(해맑은연합소아청소년의원)은 “역사와 전통, 그리고 한국의료교육의 산실인 예수병원이 대학교를 꼭 유치하여 향후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선도하는 뛰어난 대학병원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서남대학교 교수들은 “재정 기여자를 찾는데 방해공작을 벌이고 있는 설립자와 부적절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예수병원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는 설립자 이 씨와 서남대의대 교수이자 예수병원에 근무중인 김 모 진료부장 간 학교 정상화 방해 의도의 서신이 발견된 따른 것이다.
교수협의회는 “학교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찬물을 붓는 행위”라며 “구 재단 비리의 핵심격인 설립자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예수병원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서정섭 교수협의회장은 “학교 정상화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협력병원의 입장 표명과 달리 이면에서는 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우려된다”며 예수병원 인수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