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의료기기 업계의 대세는 인공지능이 차지할 전망이다.
최근 잇따라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 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2017'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 등 글로벌 전시회에서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제품들이 잇달아 출현했다.
RSNA는 미국 시카고에서 매년 개최되는 영상의학 분야 최대 학술행사이자 전시회로 글로벌 기업들의 최신 제품이 가장 먼저 소개되는 곳이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RSNA 2017에서는 인공지능을 접목한 의료기기들이 주를 이뤘다. 한 예로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GE헬스케어는 그래픽처리장치 생산 업체 엔비디아와 함께 전 세계 50만 대의 GE헬스케어 의료영상기기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GPU와 클라우드 레지스트리 등을 이용하는 새로운 분석 플랫폼이 GE 장비에 즉각 통합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이용, 데이터의 활용 비중이 높아진다.
또 이번에 GE가 발표한 ‘Vivid E95 4D 초음파시스템’은 이미징 플랫폼에서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시각화 및 정량화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였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유방 병변 초음파 진단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S-DetectTM’을 공개한 바 있다. S-DetectTM란 초음파기기에 장착되는 진단 보조 기능으로 이미지상에서 선택된 병변을 분석하고 분석된 데이터를 보여준다.
인공지능 헬스케어 스타트업 루닛도 신제품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를 공개했다.
루닛 인사이트는 인공지능 기반 의료영상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로, 루닛이 공개한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흉부엑스선을 이용한 폐질환 진단 기능을 실시간으로 체험해 볼 수도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루닛 인사이트는 진단 정확도가 98%에 달하며 흉부 엑스레이 상에서 폐암 결절 및 폐렴 등 주요 폐질환을 검출해낼 수 있다.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라 불리는 CES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미래’를 슬로건으로 개최된 올해 CES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 제품이 여럿 등장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스마트 재활 솔루션 스타트업 네오펙트가 뇌졸중 및 치매 환자를 위한 인공지능이 탑재된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 제품들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솔루션 가운데 뇌졸중 환자를 위한 상지재활 훈련기기인 페그보드를 디지털화한 ‘라파엘 스마트 페그보드’는 CES 2018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장갑처럼 손에 끼고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글러브의 소아용 버전 및 전산화 인지 재활 프로그램 컴커그의 리뉴얼 버전도 전시했다.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셀바스 AI도 질병 예측 솔루션인 ‘셀비 체크업’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해 관련 제품을 소개했다.
셀비 체크업은 개인 건강검진기록 입력 시 폐암, 간암 등 주요 6대암 발병위험과 심뇌혈관질환, 당뇨 등 주요 성인병에 대해 단순 진단을 넘어 미래에 발생 가능한 확률을 예측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 접목은 의료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각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규모를 막론하고 많은 업체들이 이를 시도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인허가 문제나 제품 차별화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