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암학회(회장 임현철)가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고령 간암 환자도 젊은 간암 환자처럼 적극 치료하길 강조하고 나섰다.
그간 발전해온 치료법 적용 시 고령 환자와 젊은 환자 간 치료 성적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고령 환자들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치료를 포기하는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학회는 자체 제정한 2월 2일 ‘간암의 날’을 맞아 이날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기념식을 열고 ‘고령화 시대 적정 간암 치료법’을 소개했다.
기념식에서 임현철 회장(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우리나라 간암은 발생률이 높을 뿐 아니라 중등도 역시 높아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며 “특히 경제적 생산성이 높은 중년에 비교적 많이 발생, 국가적으로도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중년 뿐 아니라 고령층 간암 환자도 늘고 있는데, 이들은 젊은연령 간암 환자와 사회·경제·신체적으로 다르다”며 “이들에 대한 적정 치료 관련 연구 및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주제 선정 배경을 소개했다.
이한아 간암학회 기획위원(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최근 국내 간암 연령 표준화 발생률은 전체 연령에서 감소 추세지만 80세 이상 고령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간암학회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무작위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 결과,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새롭게 간암으로 진단 받은 1만5186명 환자 중 65세 이상 환자는 38.4% 였으며, 해당 기간 내 35.5%에서 45.9%로 그 비중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기존 치료 경향처럼 고령환자들이 쉽게 치료를 포기토록 하지 말고 비고령 환자들처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게 이한아 위원과 학회 시각이다.
이 위원은 “고령 간암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거나 덜 침습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간암 환자 기대 수명이 높아지고 있어 재고가 필요하다”며 “특히 적극적 간암 치료는 연령과 무관하게 생존율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간 절제·고주파열치료술 등 기존 치료법이 안전성 및 합병증 발생 측면에서 과거 대비 발전했고, 방사선색전술·면역항암제 등 효과적이고 안전한 새로운 치료법도 등장했다.
이 위원은 “간 절제 등 수술적 치료를 간 기능이 좋은 고령환자에서 적극 고려할 수 있고, 고주파열치료술·경동맥화학색전술 등은 모두 연령에 따른 합병증 발생률 차이가 없다”며 “최근에는 새로운 면역항암제가 등장, 유의하게 종양을 줄이며 부작용이 적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령에 관계 없이 각 환자 위험도를 면밀히 평가해 적합한 치료를 시행해서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에는 간암 치료시 소라페닙, 렌바티닙 등 표적치료제로 1차 치료 후 효과가 없으면 레고라티닙, 카보잔티닙 등을 2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13년 만에 최신 간암 치료법이 등장했다. 로슈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간암 1차 치료제로 국내 승인됐다.
아직까지 이 치료법 적용 시 고령, 비고령 환자 간 생존율 차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날 학회 측은 “임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