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방 협진병원이 교통사고 환자를 의과와 한의과 병동에서 각각 입원치료할 경우 진료비 삭감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교통사고 환자 입원은 의사가 진료상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인정되지만 자동차보험 진료비 지급은 의학적 타당성까지 심사하는 구조에 기인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동차보험진료수가심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심의사례에서도 양한방 협진병원들이 삭감에 노출돼 있음이 확인됐다.
우선 심사위원회는 자동차 주행 중 측면 충돌사고로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증상이 발생해 한방병원에 총 22일 입원한 환자의 진료비 청구 심사내역을 공개했다.
이 환자의 경우 총 22일 간의 입원기간 중 한의과에서는 4일, 의과에서는 18일을 입원했다.
위원회가 진료기록부 등을 검토한 결과 의과 병동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18일 중 14일까지는 입원을 인정하고 나머지 기간은 외래 통원으로 조정했다.
환자가 고령인데다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할만한 증상에 대한 기록이 구체적인 점, MRI를 통해 진단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입원이 필요한 상태로 판단된다는 결론이었다.
반면 위원회는 신호대기 중 후미 추돌사고를 당한 환자가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으로 총 10일(한의과 2일, 의과 8일) 입원치료를 받은 건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진료기록부 검토결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심한 통증이 확인되지 않고, 환자 상태에 대한 임상적 소견 등의 기록이 미비해 입원 연장이 불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총 입원기간의 절반만 인정하고 나머지 기간은 외래 통원으로 조정했다.
뿐만 아니라 경미한 상병으로 2주 이상 입원한 교통사고 환자에 대해서도 의학적 판단에 의해 진료비 인정을 제한했다.
위원회는 교통사고 후 상세불명의 위염, 근육긴장 등으로 총 15일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 건에 대해 7일까지의 입원만 인정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한방병원 등 양한방 협진이 이뤄지는 의료기관에서 교통사고 환자의 교차 입원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의학적 타당성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의과 경증환자 진료는 비용대비 효과성이 의과보다 2~3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청구가 가장 많은 목 부위 관절 및 인대 탈구, 염좌 및 긴장 상병(S13)의 경우 진료비는 의과 902억3730만원, 한의과 2168억7826만원으로 한의과가 의과 대비 2.4배 높았다.
입원일수는 의과 75만9028일, 한의과 128만7008일로 한의과가 의과 대비 1.7배 더 오래 입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