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흉부심장혈관의과의사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이어 대한정맥통증학회도 대한정맥학회 등 6개 학회가 발표한 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법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정맥통증학회(회장 노환규)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의사는 보험사가 아닌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직업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해당 가이드라인 철회를 요구했다.
먼저 정맥통증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 동기에 대해 지적했다. 가이드라인 발간사에 "하지정맥류의 사회적 비용이 급증해 시급히 기준을 만들게 됐다"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노환규 회장은 "가이드라인은 진료 정확성과 환자 건강 향상을 목적으로 해야 하지만 이번 검사법은 제정 목적부터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배경에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8월 '금융당국, 하지정맥류 진단 권고기준 제정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질병 진단 권고 기준을 의학회가 아닌 금융당국이 만든다는 내용은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맥학회가 이를 금융당국에 제안했다는 사실은 더 충격적이었다. 이번 진단 권고기준이 그 부적절한 제안의 연장선에서 추진된 게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반문했다.
더욱이 공정성을 이유로 의사단체들을 배제한 점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서 정작 하지정맥류 진단과 치료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한외과의사회, 대한흉부외과의사회, 대한정맥통증학회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정성을 위한다는 논리지만 정맥학회가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보험자 사이에서 일종의 심판 역할을 하겠다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맥통증학회는 진료 가이드라인은 표준진료지침으로서 의료현장의 진료를 돕는 역할을 하되, 의사의 의료행위 적정성을 평가하는 심사도구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학회는 "금번 발표된 초음파 검사법은 가이드라인이라는 본연의 취지가 무색하게 실손보험사의 심사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
이어 "대한정맥학회는 금융기관을 위해 진료 지침서를 제정할 게 아니라 환자를 위해 의학회 및 의사단체와 함께 공동으로 가이드라인 제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