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문약사에 통합약물관리와 함께 일반 약국 근무경력 인정 방안을 추진하는데 대해 의료계가 "전문성 확보라는 제도 취지에 벗어난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2일 "보건복지부가 재입법예고한 '전문약사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칙(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전문약사 자격 관련 규칙안을 재입법예고하면서 1월 입법예고 당시 제외했던 '통합약물관리'를 다시 신설하고, 전문약사 수련교육기관과 실무경력 인정기관에 '약국'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기존에 약사가 하는 역할과 차별성이 전혀 없다"며 "일반 약사가 수행하는 내용을 전문과목으로 신설하는 것이 오히려 전문약사 제도 전문성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어 이미 제외된 전문과목을 재입법예고로 다시 신설하는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약국을 병원급 의료기관과 동일하게 실무 경력 인정기관으로 취급하는 것도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약국 근무 약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실무 경력 인정기관에 약국을 포함하면 자격증을 남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병원급 의료기관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능을 보유한 약사의 실무경력과 지역 약국의 실무경력을 동일하게 인정하면 약사 직능 전문성을 고도화한다는 제도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전문성 확보와 부실 교육 방지를 위해서 전문약사 수련교육기관도 병원급 의료기관과 약학대학, 전문대학원 등으로 제한할 것을 제언했다.
의협은 "전문의 교육체계에 비해 전문약사 수련교육시스템은 체계적으로 마련하기 어렵다"며 "약국 등 수련교육기관 지정은 정부가 제도 전문성을 외면하고 부실 교육을 방치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약물관리를 제외한 9개 전문과목은 병원급 의료기관과 약학대학, 전문대학원 등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관에서 이수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