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가 주관하는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시험을 국가 자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현장 의료진 목소리가 제기됐다.
당뇨병 관리·예방 등에 있어 교육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非의료적 건강관리 서비스도 늘어나 교육 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마지막 날, 언론홍보위원회 세션에서는 우리나라 당뇨병 교육 미래를 주제로 주제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시험은 1999년 시작됐으며, 1회차 자격 취득자는 275명이었다. 24회차를 맞은 지난해 시험에서는 총 1457명이 자격을 취득했다.
김진화 조선대병원 내과 교수는 당뇨병 교육이 원활히 이뤄지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흔히 의료진 입장에서는 교육 수가가 비현실적인 탓이 크지만, 실제 자격증 취득으로 인한 이득이 없다는 점도 현장에서 문제로 작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21년, 당뇨병 교육 자격자들이 점점 늘어야 하는데 정체돼 있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가 공인자격이 아니라는 점이 걸림돌이었다"며 "자격증을 따도 승진이 누락되거나, 엉뚱한 부서로 발령나는 등 직장 내 이점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수익도 따라주지 않고 모든 영역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었다"며 "개원가에서는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도 수가가 현실적이지 않아 투자할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非의료 건강서비스 봇물···당뇨병 교육 전문가가 중심 잡아야
이러한 분위기 속에 당뇨병 교육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진화 조선대병원 교수는 "환자들이 일단 교육을 시작하자고 하면 잘 안한다. 또 의료진 설명보다 非전문가의 유튜브 채널을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며 "눈 높이에 맞춰 세세하게 설명해주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만성질환관리·생활습관 개선·건강정보 등의 영역에서 비의료건강관리서비스 12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당뇨병은 만성질환관리에 속해 있다.
김선영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는 "비의료인 서비스는 건강관리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고 실험적이다. 비전문적 보건의료행위가 우려되기도 한다"며 "최근 카카오헬스케어의 당뇨관리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계획 공개 등 당뇨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선영 간호사 역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어 지금보다 더 효과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성질환케어 코디네이터, 연속혈당측정기(CGM)·인슐린펌프 등 전문 교육자를 양성하기 위한 국가 인정 단체가 필요하다"며 "당뇨병 교육을 위한 전문인력에 대한 국가자격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뇨병학회는 교육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년 춘계학술대회 둘째날을 '당뇨병 교육자의 날'로 정하고 교육자들을 위한 교육홍보 및 감사 이벤트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