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휴가를 떠난 의무기록사 등을 상근 인력에 포함해 요양급여비용을 신청한 병원과 관련해 법원이 보건복지부의 과징금부과처분 등이 위법하다고 인정한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송각엽)는 의료법인A가 보건복지부장관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의료법인 A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B노인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19년 2월경 B노인전문병원에 대해 2017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2018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6개월 동안 요양급여비용 청구내역에 대해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의료법인A가 총 2433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수령했다고 판단했다.
B병원에 근무하던 의무기록사 C씨는 출산과 관련된 응급 상황으로 2017년 7월 19일부터 9월 2일까지 병가 등으로 자리를 비웠다.
16일 이상 부재할 시 해당 인력은 요양병원 필요인력 확보에 따른 별도 보상금액 지급시 산정대상에서 제외돼야 함지만, A의료법인은 C씨를 포함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
이에 보건복지부장관은 A의료법인이 국민건강보험법령을 위반,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하였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99조 제1항에 근거해 과징금 9734만원을 부과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같은 이유로 "2424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의료법인 A는 "의무기록사가 자리를 비웠을 때 대체인력을 고용했기 때문에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합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에 상근하던 C씨가 자리를 비운 동안 대체인력을 고용한 2017년 8월 2일부터 10월 22일까지는 공백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C씨가 근무하지 않는 주말 등을 제외하고 근로기분법상 보장되는 출산 전(前) 휴가 또는 유급연차 등을 고려하면 C씨 공백기간은 7일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C씨 근무여건과 휴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요양급여기간 동안 병원에서 상근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들은 "상근 의무기록사가 요양병원에서 퇴사해 필요인력 공백이 명확히 발생하는 경우와 상근으로 재직 중이던 의무기록사가 근로기준법상 보장되는 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경우를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C씨 부재 이후 곧바로 병원이 대체인력을 고용한 점과 C씨가 쌍태아 임신으로 응급상황에서 갑자기 분만해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운 점 등을 고려해 보건복지부 과징금 부과 처분 및 건보공단 요양급여비 환수처분 등을 취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