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이 소장이식 수술을 시행한지 20년이란 세월 동안 '장기이식의 메카'로 그 위치를 공고히하고 있다.국내에서 이뤄진 소장이식 27건 중 서울성모병원이 18건으로 국내 최대 기록을 보유한 데 이어 가톨릭의료원 전체로 보면 20건에 달해 이를 입증했다는 평이다.
서울성모병원이 세운 소장이식 1년 생존율은 78%, 5년 생존율 72%, 10년 생존율 65%로 외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입증한 점도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22일 ‘국내 첫 소장이식 성공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현재 장기이식의 토대를 만든 이명덕 명예교수를 만나 소회를 청취했다.
지난 2004년 4월 9일 소장과 대장 대부분을 잘라 정맥주사로 영양을 공급 받으며 살아온 환자가 딸의 소장을 이식 받은 후 입으로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되며 국내 소장이식의 시대를 열었다.
소장이식은 초고난도 수술로 평가받는다. 소장은 1억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있는 복잡한 기관임과 동시에 큰 면역기관으로 타 장기보다 면역항원성이 높다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첫 수술을 집도했던 이명덕 명예교수는 “처음만 해도 성공 사례가 적어 걱정이 많았고, 수술 후 환자가 밥을 먹고 살이 쪄야 성공이라 할 수 있어 회복되는 날까지 마음을 졸였다”고 회고했다.
정재희 소아외과 교수에 따르면 20년간 총 18명의 장부전환자들이 소장이식을 받았고 2024년 4월 기준 1년 생존율이 78%로 외국의 1년 86.4%, 5년 61.2%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1969년 국내 최초 신장이식 성공 후 장기이식센터가 중점육성센터로 지정되면서 장기이식에 특화된 인프라를 구축했다.
센터는 이식환자만을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 특히 외래 공간을 분리 운영하며 차별화된 병원 환경시스템을 운영한다.
또 전문 의료진과 각 장기 별 코디네이터의 밀착지원 시스템으로 이식 환자와 기증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명예교수는 "국내 환자가 외국에 나가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사례를 없애고 싶었다. 국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에 이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했다.
이어 "욕심을 내 수술했다면 소장이식 환자 수는 지금보다 2~3배 많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외과의사는 수술을 아끼고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순철 센터장‧황정기 원장 등 바통 이어 받아
이명덕 교수의 발자취를 따르는 후배 교수들도 가톨릭의료원과 서울성모병원의 장기이식을 책임지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박순철 센터장과 황정기 은평성모병원 김수환추기경기념 장기이식병원장도 소장이식 20주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순철 센터장은 다장기를 포함한 고형장기 이식을 활발히 진행해 소장이식 수술의 의미와 명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소장이식은 병원마다 건수를 확보를 정도로 대기자 등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식에 관여하는 교수들 여러 병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장점 있어 지원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정기 병원장도 소장이식으로 입증된 가톨릭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장기이식 체계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그는 "소장이식을 할 수 있다면 다른 고용장기 이식은 수준이 입증된다고 평가한다"며 "이명덕 명예교수가 이룬 성과를 토대로 서울성모병원이 모든 장기이식이 가능한 병원이 됐다"고 평했다.
이어 "소장이식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과의사를 중심으로 내과‧재활의학팀‧영양팀‧약제팀 등 다학제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