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살아있는 원숭이 뇌 영상 최초 획득"
자체 개발 MRI로 0.125㎜ 픽셀 해상도 촬영···치매 '규명 연구' 속도
2024.06.10 10:15 댓글쓰기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지난 8년간 극초고자장으로 분류되는 '11.74T(Tesla)' MRI를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원숭이 뇌(腦) 영상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치매나 파킨슨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발생기전을 밝히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에서 대한민국 연구진이 뇌질환 극복 연구에 한차원 진전된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연구진은 국가영장류센터 협력을 통해 금년 1월 15일 11.74T MRI를 이용해 살아있는 영장류(원숭이) 뇌를 촬영하고, 영상 획득에 성공했다. 


연구진들은 11.74T MRI를 이용해 살아있는 마카크 원숭이(Cynomolgus macaque)를 대상으로 0.125㎜ 픽셀(픽셀의 단위가 작을수록 해상도가 높아짐) 해상도의 3차원 영상까지 획득했다.


획득한 영상에서는 신경세포체가 많이 모여 있는 회백질과 유수신경섬유가 많이 존재하는 백질 대조도가 3T로 7T MRI 영상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기존의 MRI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세포의 신호를 더욱 민감하게 감지했다는 의미다. 이번 뇌영상 획득의 의미는 치매 원인 물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치매, 파킨슨 등의 원인물질로 밝혀진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 독성 단백질은 그 크기가 0.05㎜(50㎛) 이하다.


그동안 7T MRI가 뇌질환 병변 정보를 판단하는 정확도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지만 0.05㎜에 불과한 독성 단백질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없어 주변 세포 사멸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연구진들은 11.74T를 이용해 0.125㎜ 영상 획득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0.05㎜ 영상을 획득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정준영 교수는 “국내외 전문연구진들과의 융복합 공동 연구를 통해 뇌질환의 원인 물질이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을 직접적으로 확인해 인류 숙원인 치매나 파킨슨병 등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병원 '11.74T' MRI, 세계 최초 동시 다채널-다핵종 기능


연구진들이 개발한 11.74T MRI는 세계 최초로 ‘동시 다채널-다핵종’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MRI 시스템에서 여러 채널 코일을 통해 다양한 핵종들을 순차적으로 촬영하지 않고 동시에 여러 개의 핵종 영상을 획득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수소(1H) 원자와 불소(19F), 나트륨(23Na), 인(31P), 칼륨(39K) 등 여러 원자들의 공명까지 포함된 다핵종 영상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각각의 핵종의 농도를 측정했을 때 간과하기 쉬운 동적 상호작용이나 조절 메카니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생체 조직 내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유기체들 항상성이나 신호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인체 생리 및 병리, 대사 활동에 대한 기초연구 활성화에 활용하고 약물 개발 및 치료 반응 평가,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 병원장은 “우리 연구진들이 11.74T MRI 개발에 성공한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해상도 뇌영상 이미지를 통해 뇌질환 진단과 치료를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도 “인류 미지의 영역인 뇌 비밀을 밝히는 꿈에 다가서 감격스럽다”며 “연구를 지속해 뇌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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