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분당 등 4개병원 오늘 '무기한 휴진' 돌입
어린이병원·대한외래 병동 한산…정부, 손실 발생 '구상권' 검토
2024.06.17 12:32 댓글쓰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예고한 대로 17일부터 서울대병원 등 4개 병원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대면진료를 보는 교수 967명 중 529(54.7%)명이 외래와 수술 등 진료를 조정하고 휴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와 상설 의정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각 병원장들에게 휴진 불허와 병원 손실 발생 시 구상권 청구까지 요청하며 '강(强)대 강(强)' 대치를 지속했다.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들로 구성된 서울의대 비대위는 17일 응급‧중증‧희귀‧난치질환을 제외한 진료를 중단하는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서울의대 비대위에 따르면 휴진에 참여한 529명들은 지난 15일까지 환자들의 진료 예약을 변경하고 문자 등을 통해 알렸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20개 임상과가 모두 휴진에 참여한다"면서 "수술장 가동률은 기존 62.7%에서 33.5%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환자들로 붐볐던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대한외래 병동 등은 진료 일정 변경으로 인해 평소 대비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의대에서 열린 집회에서 "비대위는 지금까지 대안을 제시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 했다. 하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정부의 정책을 견딜 수 없고, 전문가 집단의 의지와 의사를 무시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다"며 휴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 투쟁위원장은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하며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완전히 취소해달라. 전공의들은 자기 직업에 대한 자유권을 가질 자유가 있다"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상설 의정협의체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교육 가능한 수준으로 재조정하고, 2026학년도 정원은 근거를 기반으로 객관적 논의 하에 재논의해달라"며 "정부가 가시적 변화를 보인다면 정부와 대화를 준비할 것이며, 휴진을 철회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교수뿐만 아니라 전공의, 학생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를 규탄했다.


강성범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자유발언에서 "지난 2월 사태가 벌어졌을 때만 해도 '개혁은 필요하다. 전공의들이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4개월 동안 정부가 한 것들을 보고 바뀌었다. 정부의 의료개혁으로는 전공의와 학생들 미래에 희망이 없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대한민국 의료의 탑을 기울고 있다. 어쩌면 곧 무너질 수도 있다. 전면 재검토와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하고 해결방책이 절실하다. 만약 대한민국 의료가 장밋빛 미래라고 들었던 국민들이 있다면 그것은 속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호 서울의대 학생회장은 "대규모 휴학 사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무조건 안 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왜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부터 들여다 봐야 하지 않나"라며 "휴학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봐서는 전혀 학생 목소리를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일침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정부는 교수들의 휴진에 유감을 표명하며 지속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각 병원장에게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에 대한 불허를 요청하는 한편, 진료 거부 장기화로 인해 병원에 손실이 발생하면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도록 했다.


또 병원에서 집단 진료거부 상황을 방치할 경우 건강보험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며, 17일부터는 중증 응급질환별 전국 단위 순환 당직제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급성대동맥증후군과 소아 급성복부질환, 산과 응급질환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4개 광역별로 매일 최소 1곳 이상의 당직 기관을 편성하고 야간과 휴일 응급상황에 24시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강희경 위원장은 "서울대병원은 계속 열려 있다"며 "정부에서 하겠다는 전국 단위 순환 당직제는 서울대병원에 필요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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