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간납사 이지메디컴 지분 매각 난항
보유 지분 5.55(128만주) 매각 2차 공고 진행했지만 '유찰'
2024.06.20 06:03 댓글쓰기



서울대병원이 정부 경영 효율화 방침 지시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추진하고 있는 헬스케어 SCM(공급망관리) 솔루션 회사 지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본지 취재결과 서울대학교병원이 지난달 29일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 시스템 '온비드'와 '나라장터'에 공고한 이지메디컴 지분 5.55%(128만주)에 대한 매각이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17일 1차 매각에 이어 2차 매각에서도 입찰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상 유찰 사유가 발생해 최종적으로 유찰됐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이지메디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라는 정부 권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공시 알리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의료손익(영업손익)에서 적자를 냈다. 2018년 141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3년에는 916억원으로 7배 가량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구매 대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유착 의혹을 완전히 털어내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 임직원 중 일부도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서울대병원과 이지메디컴 관계가 유착이나 특혜 관계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고, 매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말 공지를 통해 금년 3월까지 이지메디컴 지분 매각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7일 1차 공고에 이어 5월 29일 2차 공고에서도 인수자를 찾는데 실패했다.


이지메디컴은 2000년 9월 설립된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구매대행을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흔히 간접납품회사(간납사)라고 일컫는다.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중앙의료원 등 전국 주요 국공립 병원 10곳의 구매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지분 23.79%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로 있으며 대웅제약 오너일가 회사인 인성티에스에스가 지분 15.20%, 서울대병원이 지분 5.55%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메디컴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271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7.9% 증가했다.


이지메디컴은 매년 1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2023회계연도 배당금으로 약 8000만원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입장에서는 이지메디컴 지분 매각이 미뤄질 수록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차질로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비핵심 자산 처분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빈번한 유찰은 투자자로부터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어려울 수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6월 19일 기준 이지메디컴 시가총액은 761억원으로,매각금액은 수십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에서 이번 결과를 고려해 향후 계획을 수립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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