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입학 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30개 의과대학 평가에 착수한 가운데, 의대교수들이 다시 증원 절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학 입시 사전예고제, 의평원 인증 절차 등을 고려하면 2025년이 아닌 2027년도부터 증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평원의 주요변화평가 설명회 이전인 지난 7월 29일 전국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교육부와 대학 총장에 관련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개질의를 보냈다.
질의에서 가톨릭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대위는 "의대 증원의 정확한 시점이 언제냐"고 물었다.
의평원은 오는 11월 말까지 대학들로부터 주요변화계획서를 받고,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평가를 실시한 뒤 내년 2월 판정을 내릴 계획이다.
이 계획에 대해 비대위는 "현재 의평원 평가 일정은 의대 증원 확정 시점을 내년도 3월 1일로 잡고 진행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의대 증원은 여전히 비정상적 상태"라고 해석했다.
이어 "만약 의대 증원 확정시점이 올해 5월 31일이었다면 주요변화 평가일정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진행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1년 10개월 전 입시요강을 확정한다"는 원칙의 현행 대학 입시 사전예고제가 엄연히 있고, 의평원 인증이 의학교육 점검을 위한 필수 절차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이러한 절차를 고려했다면 작년 5월 31일까지 증원 규모에 따른 인증을 통과한 대학에 한해 2025년도 의대 증원을 허용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현재 의평원 평가 일정을 고려해 순리대로 처리한다면 내년 5월 31일까지 증원 규모 및 인증 획득이 확정된 대학에 한해 2027년부터 증원을 허용하는 게 올바른 행정이라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올바른 행정을 해야 한다"며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10년 후 적정 의사 수에 대한 과학적 추계를 근거로 증원을 논할 수 있다"고 봤다.
"불인증 대학 나올 수도, 2027년도부터 조정 상식적"
정부는 오는 9월 의대 교육여건 개선책을 담은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이는 증원을 감당할 여건이 현재 미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추후 불인증을 받는 대학이 신입생을 못 받게 된다면 이로 인한 혼란은 어떻게 감당하겠냐는 것이다.
이에 더해 정부의 선진화 방안이 성공하고, 또 내년 5월 이전 대학들이 의평원의 인증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2027년도 의대정원부터 증원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판단이다.
비대위는 "결국 내년도, 2026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 정원을 유지하거나 늘리더라도 10% 이내 증원이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년도 증원이 기정사실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전공의와 학생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정원이 재조정된다 해도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