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줄줄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5일 서울대병원, 9일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에 이어 오늘(11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가 경찰에 출석했다. 오는 13일에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 대표가 참고인 조사를 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김유영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앞서 다른 전공의 대표들과 마찬가지로 의협 전·현직 간부들의 집단사직 교사·방조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날 김유영 대표는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로 들어가면서 "언론 노출은 처음이라 카메라 앞에 서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어디가 아파도 상급병원에서 'VIP' 대접을 받는 권력자들이 의료현안과 의료정책을 결정한다는 게 화가 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또한 "저는 마취과 전공의로서 소아마취 전문의를 꿈꿔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 꿈을 접었다.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다"고 말을 아꼈다.
전공의 대표들은 경찰 소환 조사에 응하며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취재진이 "사직을 사주받았냐"는 취지로 질의하면 "사직은 개인 선택"이라고 답하거나 "조사를 잘 받고 오겠다"며 말을 아끼는 식이었다. 또 정부 정책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가 조사를 받았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공정과 상식은 사라지고 독재와 탄압만 남았다"며 "병원을 떠난 지 반년이 지났는데 이제 와 경찰조사까지 받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박재일 대표는 "정부는 의료왜곡 본질에 대해 무지한 채 그릇된 의료정책만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이 사태는 대한민국 사회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은식 대표는 "집단사직은 개개인 선택"이라고 했으며 한성존 대표도 "사직은 개인 선택일 뿐이다. 미래세대를 짓밟는 일방적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