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격전지 '의료용 로봇'…시장 선점 각축
삼성전자, 보행재활로봇 출시 임박…현대자동차 이어 LG전자도 집중 투자
2024.11.02 06:30 댓글쓰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의료용 로봇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구 고령화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로봇이 주목받으면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올해 초 출시한 보행 재활로봇으로 부상 군인들의 재활을 돕는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국군수도병원에서 보행 재활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를 활용해 재활훈련을 하는 과정과 국민들이 부상 군인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담았다. 


‘10M 행군’이라는 영상 제목은 부상 군인들이 재활을 위해 매일 걷는 병원 복도가 마치 긴 행군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부상 군인들이 엑스블 멕스를 활용해 힘든 재활 훈련을 극복하는 모습이 담겼다.


10M 행군 영상에 공개된 현대차 엑스블 멕스를 이용한 부상 군인 로봇 재활치료 모습. 제공 현대차그룹

엑스블 멕스는 현대차 착용로봇 통합 브랜드가 선보인 의료용 로봇으로 지난 1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등급 의료기기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하지 재활을 목적으로 개발된 이 로봇은 보행 재활을 지원하며, 재활을 위한 단순한 보행 보조를 넘어 다양한 훈련 동작도 가능하게 해준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엑스블(X-ble)’이라는 브랜드 상표를 등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라인업을 갖추며 관련 연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지난 4월 서울아산병원에 엑스블 멕스를 기증하고 약 2년간 하반신 마비 환자 재활치료 및 관련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같은 시기 국립재활원과도 업무협약을 체결, 엑스블 멕스 관련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삼성전자 ‘봇핏’ 출시 임박…로봇 신사업 속도


삼성전자도 일찍이 의료용 로봇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봇핏(Bot Fit)’이라는 로봇 상표권을 출원하고 보행로봇 구동에 관한 내용을 담은 ‘보행 보조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장치들’이란 특허를 냈다. 지정상품군은 ‘보행 보조용 로봇’과 ‘의료용 근육운동용 기기’ 등으로 등록됐다.


삼성전자는 빠르면 하반기 내 봇핏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체 판매 페이지인 삼성닷컴에 ‘봇핏 프로’라는 이름의 제품 매뉴얼, 스펙을 소개했다. 해당 게시물은 공개 직후 삭제됐지만 업계에서는 봇핏 구체적인 스펙과 디자인이 공유되고 있다.


봇핏은 일반인 체력 강화 및 증진과 노년층 보행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버타운에 시제품을 공급하며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경기 수원 본사에서 열린 사내 행사에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새 키워드로 ‘강한 성장(Bold growth)’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한 부회장은 ▲메드텍(의료기술)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공기조화)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사업을 제시했다.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 힙'. 제공 현대차

봇핏은 삼성전자가 2019년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CES)에서 선보인 웨어러블 로봇 ‘젬스’와 연관이 깊다. 삼성은 당시 고관절용 ‘젬스힙’, 무릎용 ‘젬스니’, 발목용 ‘젬스앵클’ 세 가지를 선보였다.


LG전자도 꾸준히 로봇 관련 회사에 투자를 하며 의료용 로봇 시장 진출을 엿보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2017년 웨어러블 로봇 기업인 엔젤로보틱스에 3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로봇공학과 인체공학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보행재활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2018년에는 국내 로봇 제조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했다. 로보스타는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지만, 자체 개발한 수직다관절 로봇은 의료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동시에 LG전자는 실내 배송로봇 ‘클로이’를 내세워 병원 내 의약품 배송과 다양한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클로이는 의약품 등을 적재해 스스로 병원 곳곳을 이동하며 환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양문형 로봇은 4칸의 양문형 서랍에 최대 30㎏까지 물건을 적재할 수 있다. 


내부엔 항균 처리된 소재·환기팬과 보안·잠금 장치를 적용해 의약품·검체·혈액 등을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다.


대기업들의 의료용 로봇을 향한 관심은 밝은 시장 전망에 기인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22년 116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30년에는 722억2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22~2030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5.6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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