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6개월’…병원계 원청교섭 ‘지지부진’
전북대·조선대·삼성서울·아산·성모 등 사용자성 인정…대부분 상견례도 못해
2026.11.08 20:28 댓글쓰기



올해 3월 10일자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고 반 년이 흘렀지만 병원계에 큰 변화 물결이 일지 않고 있다. 11월 초 현재까지 전국 12개 병원에서 간접고용(하청) 노동자와 병원 간 직접교섭의 가능성이 열렸지만 실제 교섭 진행은 더딘 상황이며, 대다수가 상견례도 시작하지 못했다. 삼성, 아산 등 일부 빅 5병원의 경우 하반기가 돼서야 사용자성 인정 판단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데일리메디가 금년 3월부터 현재까지 병원계 원청교섭 상황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노란봉투법은 사용자를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으로 또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한다.


이에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국의 간접고용(하청) 노동자들은 사용자들에게 “진짜 사장 나오라”고 요구하며 이들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추진해 왔다. 


병원계에서 지목되는 ‘진짜 사장’은 병원장이며,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주로 원내 미화·환자 이송·주차 등을 담당하는 업체 소속 직원들이다. 


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병원 측과 직접 교섭을 하기 위해 선결해야 하는 과제는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 및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이다. 


즉 각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병원에 사용자성을 인정하거나 병원 소속 여러 노조가 합의해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조선대·전북대·원자력의학원·삼성서울·서울성모·아산병원 등 사용자성 인정 


11월 초 현재까지 사용자성이 인정된 병원은 총 12곳이다. 일부 병원은 지노위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고, 반대로 노조가 불복해 재심을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주도 중인 곳은 ▲조선대병원 ▲전북대병원 ▲예수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이화의료원 ▲성빈센트병원 ▲강동경희대병원 ▲해운대백병원 ▲대전을지대병원 등이다.


전국의료서비스노동조합(의료서비스노조)이 주도 중인 곳은 빅5 병원인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이다. 


가장 먼저 사용자성 판단이 내려진 곳은 조선대병원과 전북대병원이다. 4월 20일 전남지노위는 조선대병원에, 전북지노위는 전북대병원에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조선대병원이 재심을 요청한 결과 6월 9일 중노위는 초심을 유지했다. 


4월 22일 서울지노위는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이화의료원에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화의료원의 경우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6월 17일 중노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용자성을 그대로 인정했다. 


5월 28일 경기지노위는 성빈센트병원에 사용자성을 인정했고, 7월 6일 성빈센트병원은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6월 1일에는 강동경희대병원이 서울지노위로부터 사용자성을 인정받았고, 6월 11일 해운대백병원 또한 부산지노위로부터 사용자성을 인정받았다. 두 병원 모두 재심 신청을 검토했다.  


7월 16일 충남지노위는 대전을지대병원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학교법인 을지학원 측은 이에 불복했다. 그러나 9월 10일 중노위는 초심 판정을 유지했다. 을지학원 측은 현재 행정소송 단계도 검토 중이다. 


하반기가 돼서야 빅5 병원 일부도 사용자성 인정 판정이 속속 내려졌다. 삼성서울병원은 서울지노위로부터 지난 7월 사용자성이 인정됐고, 병원 측은 재심을 신청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산사회복지재단 측의 재심 신청을 중노위가 기각함으로써 9월 최종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서울성모병원은 당초 서울지노위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았으나, 노조의 재심 신청으로 10월 중노위로부터 최종 인용 판정을 받았다.  


전북대·조선대·예수·이화·원자력 등 5곳 원청교섭 진행 중


사용자성 인정을 받은 12개 병원 중 실제 교섭에 돌입한 곳은 5곳에 그친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현재 전북대병원, 조선대병원, 예수병원, 이화의료원,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원청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병원에서는 보건의료노조가 진행코자 한 집단교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노조 본부, 정규직 지부, 새봄지부가 함께하는 대각선 교섭이 이뤄지고 있다. 나머지 병원은 상견례 일정을 조율 중이다. 


늦게 사용자성이 인정된 빅5 병원도 아직 상견례에 돌입하지 못했다. 의료서비스노조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마치고 노사 상견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사용자성 인정 판정 관련 결정문 수령을 대기 중이다. 병원과 노조는 결정문을 수령한 뒤 교섭 의제를 세울 예정이다. 


노조가 병원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은 순조롭지 않았다. 앞서 보건의료노조가 6월 30일 개최한 원청 대상 집단교섭 상견례에는 사용자 전원이 불참, 상견례가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노조는 당시 조선대병원, 전북대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성빈센트병원, 강동경희대병원, 해운대백병원, 이화의료원 등에 상견례를 요청했지만 사용자 측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7월 15일 2차 집단교섭에는 4곳의 병원 사용자 측이 참석해 원청교섭 물꼬를 텄다. 예수병원, 전북대병원, 조선대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교섭에 참여한 일부 사용자는 임금 등 의제에 대해 사용자성을 부정하기도 했고, “집단교섭이 아닌 사업장별 교섭을 하자”는 의견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임금, 고용안정, 인력 등에 대해 요구 중이다. 


▲산별중앙교섭 임금인상률 적용 ▲기관 내 근속 인정 ▲근속수당 지급 ▲명절 상여금 인상 ▲임금인상분 소급 적용 ▲고용승계 원칙 확립 ▲단체협약 승계 ▲1년 이상 계약 원칙 ▲업무 증가 시 인력 충원 등이 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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