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 대한민국…‘난청 국가책임제’
폴리처학회 “보청기 지원 확대하고 청력보건법 제정” 촉구
2026.11.06 16:50 댓글쓰기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성 난청이 치매를 유발하는 핵심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면서 단순 복지가 아닌 기본권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의료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백만 명의 고령층이 비용 부담으로 보청기 착용조차 포기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제도적 개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폴리처학회(Politzer 2026 Seoul)는 6일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초고령사회 난청 관리를 위한 국가적 정책 과제 제시와 함께 난청재활 분야 최신 임상 성과를 발표했다. 


폴리처학회(Politzer Society)는 이과학(Otology) 및 이신경외과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 학술단체로 오스트리아 이과학자 아담 폴리처(Adam Politzer) 이름을 따서 설립됐다. 2년마다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며 대한이과학회가 함께 참여했다. 


학회에 따르면 보청기가 필요한 중등도 이상 난청 비율은 70대 26.3%, 80대 52.8%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 보청기 착용률은 2012년 2.1%에서 2022년 4.7%로 10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초기 구입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한 결과다.


문제는 방치된 난청이 개인 삶의 질(質) 저하를 넘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난청은 교정 가능한 가장 큰 치매 위험요인으로 꼽히며, 보청기 사용만으로도 치매 발생을 약 1.3년 늦추고 비용 대비 편익이 30배를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학회는 국회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청각장애 미등록 경도 및 중등도 난청 노인까지 보청기 지원을 확대하는 시범사업의 당위성을 제시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노인복지법상 노인성 질환에 난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검진과 진단, 치료, 재활, 사후관리를 포괄하는 청력보건법 제정에 나설 예정이다. 


국가건강검진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에 생애주기별 청력검진을 연계해 장애 등록 기준에서 소외된 숨은 난청인을 발굴하고, 일측성 및 비대칭성 난청 수술과 기기 사후관리에 대한 인공와우 건강보험 급여 확대 등이 핵심이다. 


박시내 이과학회장은 “오랜기간 보청기 지원 확대를 위해 학회에서 많은 노력을 진행했다”며 “올해 개최된 국회 공청회 등 이후 가시적으로 1~2년 후에 작은 규모라도 시범사업 등이 진행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난청 정복 기술적 진일보…유전자치료·로봇와우 등 신기술 조명


이러한 정책적 제언과 맞물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난청 정복을 향한 글로벌 의학계의 최신 기술적 진보와 기존 재활치료 상생(相生) 방안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미국 콜럼비아대 로렌스 러스티그 교수는 이중 AAV1 벡터 기반 치료제(DB-OTO)를 투여받은 소아 24명을 48주 이상 추적한 임상(CHORD)을 통해 안전성 확보는 물론 청력 개선이 실제 말소리 인지와 언어 발달로 이어졌음을 입증했다. 


중국 상하이자오통대 연구팀은 내유모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신규 벡터(AAV-WM04) 소량 주입으로 청력을 회복시킨 사례를 공개했고, 푸단대 일라이 슈 교수는 세계 전문가 46명이 도출한 최초의 유전성 난청 유전자치료 국제 합의안을 소개했다. 


수술 정밀도를 극대화하는 로봇과 완전이식형 인공와우(TICI) 기술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위스 베른대 카베르사초 교수는 키홀 로봇 수술(HEARO) 등 전극 삽입 로봇 효용성을 분석했으며, 체코 카를대 연구팀은 사람의 손으로 구현하기 힘든 초당 0.1mm 저속 삽입과 내비게이션, 실시간 전기와우도(ECochG) 감시를 결합해 달팽이관 손상을 최소화하고 잔존청력을 보존한 경험을 공유했다. 


다만 학회는 이 같은 신기술이 기존 인공와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언어 발달 결정적 시기는 기다려주지 않으므로 막연한 유전자치료 대기로 수술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되며, 청신경병증(ANSD) 아동 대다수에게는 여전히 인공와우를 표준 치료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최병윤 이과학회 공보이사는 “난청 유전자 치료가 가능성을 넘어 표준화 단계에 들어오고 있지만 기존 인공와우나 보청기가 표준치료로서 수준이 높기 때문에 학자들의 철저한 검증과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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