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부족 해결·9월 인턴’ 이중 과제
레지던트 500명 늘렸지만 ‘지역·필수과’ 우려…미복귀자·선(先) 지원 변수
2026.11.07 21:16 댓글쓰기

[기획 1] 의정갈등으로 흔들렸던 전공의 수련체계가 정상화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는 2027년도 레지던트 정원 확대를 추진하며 수련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의정갈등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역·진료과목별 인력 불균형에 더해 수련기간 차이에 따른 선발 형평성 문제도 남아 있다. 데일리메디는 2027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수련현장 변화와 남은 과제, 수련병원 대응 전략 등을 연속 기획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 수련현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2027년도 상반기 모집을 앞두고 수련인력 확보와 선발 형평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레지던트 정원을 올해보다 500명 가까이 확대하며 수련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실제 지원자 확보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의정갈등으로 한때 5%까지 추락했던 레지던트 충원율이 해소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올해 70%대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과 필수의료 진료과목별 인력 불균형도 여전하다.


여기에 학사일정 변경으로 올해 9월 인턴 수련을 시작한 의사들의 레지던트 선지원 사안까지 맞물리면서 정부의 모집제도 정비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027년도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을 2500명에서 2998명으로 498명 확대키로 했다. 인턴 기본정원 역시 3184명에서 3297명으로 113명 늘리는 방향이다. 


다만 최종 정원과 실제 모집 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인턴 수료예정자와 미복귀 전공의 등 잠재적인 지원 수요를 고려, 정원을 산출했다. 의정갈등으로 불규칙해진 수련인력 수급체계를 정상화하려는 취지다.


전공의 충원율 추락…지방 수련병원, 인력 확보 과제


그러나 최근 3년간 모집 결과를 보면 실제 인력 확보까지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의정갈등 이전인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에서는 3356명 모집에 2792명이 선발돼 충원율 83.2%를 기록했다.


하지만 의정갈등이 장기화된 2025년도 상반기에는 전기·후기 통합모집으로 3594명을 선발하려 했으나 지원자가 314명에 불과했다. 최종 선발자는 181명으로 충원율은 5%까지 추락했다.


이후 2026년도 상반기 전기모집에서는 2725명 모집에 2001명이 합격해 충원율이 73.4%로 반등했다. 전년도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2024년과 비교하면 9.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실제 선발인원도 2024년보다 791명 적다. 다만 2025년은 통합모집, 나머지 두 해는 전기모집 기준이며 연도별 모집 규모도 달라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진료과목별 충원 격차도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소청과 충원율은 20.6%, 심장혈관흉부외과 25%, 응급의학과 55.3%, 산부인과 61.4%에 머물렀다. 반면 재활의학과와 이비인후과는 정원을 모두 채웠다.


지역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데일리메디가 지난 8월 전국 60개 수련병원의 하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지원율은 50.7%였지만 비수도권은 13.1%에 그쳤다.


하반기 모집이 상반기 선발 이후 남은 결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방 수련병원의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부는 내년도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정원을 절반씩 배분하고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별도 정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원자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정원 확대에도 충원율은 되려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9월 인턴, 선지원 불투명…지난해 허용했는데 올해 미지수


내년도 모집에서 또 다른 변수는 올해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한 인턴들의 레지던트 지원 문제다.


통상 3월 개시 인턴은 이듬해 2월 수료 후 레지던트 수련을 시작하지만,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한 인턴은 내년 8월 말에야 수련을 마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이 내년도 상반기 모집에서 2월 수료예정자와 함께 경쟁하지 못하면 하반기에 남은 정원에 지원하거나 2028년도 상반기 모집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9월 인턴들에 대해서 내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동등한 지원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봤다.


김대중 교수는 “이들은 늦게 돌아온 인턴이 아니다”라며 “대다수가 의정갈등 이후 조정된 학사일정 때문에 올해 8월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기 병원과 인기 과는 상반기 지원자들이 먼저 채우고, 9월 인턴들은 남은 자리에만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8년도 모집까지 기다릴 경우 후배들과 동일한 정원을 놓고 경쟁하게 돼 또 다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정부는 이미 지난해 유사한 상황에서 선지원 제도를 운영한 바 있다.


지난 2026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는 8월 말 인턴 수료예정자도 미리 지원하도록 허용했다. 다만 합격해도 12개월 인턴 수련을 모두 마친 뒤 9월부터 레지던트 수련을 시작하도록 했다.


김 교수는 이를 근거로 “2027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도 2월과 8월 수료예정자가 같은 상반기 전형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통합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졸업 시기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련 경로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동일한 조건에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내년도 모집에서 이들의 선지원을 허용할지, 동일한 정원에서 통합 선발할지에 대한 정부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27년도 전공의 확대된 정원을 실제로 채울 수 있는지뿐 아니라 의정갈등으로 발생한 수련 공백과 선발 형평성 문제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수련 정상화 마지막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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