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진 임수민 기자] 13일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문케어를 두고 서로 상반된 해석을 하며 ‘기싸움’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전(前) 정부가 실시한 문케어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은 현재 적자이며 적립금은 고갈돼 가고 있다”며 “건강보험 지출은 2017년 57조에서 2021년 77조6000억원으로 1.36배 증가됐으며, 2016년에는 2조8000억원의 적자를 봤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문케어 보장률 목표가 70%였지만 못 올렸다. 그간 고작 2.6% 상승했음에도, 정작 국민에게 떠넘긴 보험료는 2.9% 상승했다. 게다가 재정건전성 문제로 적립금 고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보 누수 문제도 있다. 허위 청구가 지난 6년간 8000억원에 달한다. 국민 혈세 누수가 발생해서야 되겠느냐”며 “건강보험 재정전망 및 이를 더 확대 공개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문케어로 보장성이 늘면서 뇌 MRI나 복부초음파를 받지 못하던 소득 1~2분위 경제적 취약계층 혜택이 늘었다”며 “이전에도 여유가 있었던 사람들은 별로 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윤석열 정부가 초음파와 MRI급여화로 과잉진료나 의료쇼핑이 발생했다며 문케어를 폐지하려 하고 있는데 맞지 않는 것”이라며 “초음파 검사는 2018년에 1.2회에서 2021년 1.5회로, MRI는 같은 기간 동안 1.3회에서 1.4회로 소폭 늘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일부 과잉이용이 있을 수 있지만 부작용은 사후관리로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전국민이 혜택을 보는 문케어를 폐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음 질의 차례인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전 정부 성과가 없다 보니 야당 의원들이 문케어라도 살려보려고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안타깝다”는 발언을 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종성 의원은 "보장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대상자를 어떻게 선별해야 하는지, 비급여에 따른 풍선효과는 없는지 등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상급병실 급여화에 7800억이 들어갔는데, 재난적의료비에는 330억밖에 쓰지 않았다. 모두가 2인실과 3인실을 이용하게 해 주자는 것이 효과가 있는 정책인가.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엇갈린 분석과 질의에 강도태 이사장은 어정쩡한 답변을 내놨다.
강 이사장은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 노력들을 인정하고 지적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고쳐가도록 하겠다”며 “보장성 강화와 필수의료, 저소득층 보장 등을 같이 잘 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건보재정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화롭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현영 "건강보험 재정개혁추진단 발족했지만 실무 논의 전무"
한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개혁을 추진한다고 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방치행정’을 비판했다.
신현영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8월 건강보험 재정개혁추진단 발족 후 지금까지 실무 논의가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윤 정부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 재정개혁을 하겠다며 건강보험 재정개혁추진단을 발족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발족식 이후 회의도 열지 않았고 연구용역도 하지 않았다. 공단 이사장님과 심평원장님 모두 첫 회의 이후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조규홍 장관이 늦어도 11월 초에 건보 지출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하는 등 재정건전성 강화가 윤 정부에게는 중요한 국정과제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회의도, 세부 개혁안 논의도 없는 윤 정부의 방치행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또한 “아무런 논의 없이 언론에만 얘기하고 발족식 사진만 보도하는 것은 허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어떻게 윤 대통령의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