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유지 여부가 차기 서울대병원장인 서창석 교수에게 달려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서창석 병원장이 분당서울대병원 재직 시절, 기조실장으로 정진엽 복지부장관과 호흡을 맞춘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 결론이 도출되지 않을까 하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병원 현실적으로 복지부 요구조건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응급의료센터 확장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의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에서 응급실 내 병상 간 1.5m 이상 간격 유지나 음압격리병상 신설 등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고, 정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취소는 물론 상급종합병원 자격 박탈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복지부가 권역응급의료센터 사업계획서 마감시한을 오는 12월로 연장시켰고,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곧 결론을 내야하지만 병원은 여전히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에 대해 정부와 계속 논의 중이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서울대병원은 지금 응급실을 확장할 공간이 전혀없다”고 토로했다.
6월부터 신임 병원장 임기가 시작된다는 점도 서울대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 문제에 소극적인 이유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이제 현 집행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권역응급의료센터 관련된 문제도 차기 집행부로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병원 측에서는 사업계획서 제출 기한을 늦춰달라고 지속적으로 협의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 측은 다른 병원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사업계획서 제출 기한을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서울대병원장 임명이 이뤄진 만큼 긍정적인 반응이 있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관련된 논의를 진행 중이며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해 정부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을 강화하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기를 들었다.
새로운 기준을 맞추기 위한 공간 마련이 어렵다는게 이유다. 공간 부족 문제로 첨단외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권역응급센터 기준까지 충족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 속내를 들여다 보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및 운영 기준에 대해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이 터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다른 병원들도 유사한 불만을 갖고 있어 자칫 도미노 현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