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3년 서창석 병원장 '눈물의 이임사'
12일 이·취임식서 북받친 감정 표출···“믿고 성원해준 직원들 감사”
2019.06.13 05:48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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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만감이 교차했던 탓일까. 서울대학교병원 서창석 병원장이 눈물을 보였다. 수장으로서 작별을 고하는 이임식 자리에서 북받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창석 병원장은 12일 서울대어린이병원 임상 제1강의실에서 열린 서울대학교병원장 이취임식에서 이임사 도중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특유의 소탈한 모습에 가벼운 미소를 머금으며 연단에 선 그는 행사 전까지 후련할 줄만 알았는데 막상 이 자리에 서니 서운함도 밀려온다는 말로 이임사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 3년 간 서울대병원은 도전과 시련의 시기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회고하며 임기 동안 겪었던 심적 고충을 에둘러 표현했다.
 
서창석 병원장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믿고 성원해 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울컥 울음을 터뜨렸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정말이지 면목이 없다. 드릴 말씀은 더더욱 없다며 목이 메인 음성으로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미안함을 전했다.
 
연신 한숨을 내쉬며 감정을 다잡으려 애썼지만 한 번 솟구친 감정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럼에도 김연수 신임원장에 대한 격려와 서울대병원의 축원을 잊지 않았다.
 
서창석 병원장은 새로 취임한 김연수 원장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분이라며 그런 분에게 바통을 이어주게 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의 앞날은 밝고 힘찰 것이라 확신한다. 진심을 담아 병원의 발전을 기원한다며 서둘러 이임사를 마쳤다.
 
박용현, 성상철, 정희원, 오병희 등 역대 병원장들을 위시한 참석자 모두 서창석 병원장이 흘린 눈물의 의미를 잘 알기에 뜨거운 박수로 그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사실 서창석 병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잇단 악재에 발목을 잡히며 본인이 구상했던 뜻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하고 3년이란 세월을 보내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 속에 취임했고, 역대 최연소 병원장이라는 점도 조직 통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과별 독립성과 선후배 관계가 강한 서울대병원 조직을 장악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여러 우려 속에 취임한 그는 젊은 피 수혈로 조직 혁신 기대감을 높였고, 자신이 구상했던 서울대병원 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고, 백남기 농민 사망 진단서, 환자의무기록 무단 열람, 교수들의 김영란법 위반 등 잇단 악재에 부딪치며 개혁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취임 기자회견을 제외하고 임기 3년 동안 언론 인터뷰 한 번 하지 않았을 정도로 외부 활동을 자제했고, 이러한 잠행 행보를 두고 쏟아지는 비난 여론을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본인의 심적 고충이 얼마나 심했으면 이임식에서 눈물을 보였겠냐병원장으로서 하고 싶었던 일도 많았을텐데 가슴이 먹먹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러 사건들의 시시비비를 떠나 조직의 수장으로서 아쉬움이 클 것 같다그나마 동고동락을 함께 한 김연수 원장에게 바통을 이어준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창석 병원장은 1985년 서울의대를 졸업했고 산부인과 전문의로 분당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20149월부터 20162월까지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한 후 20165월부터 20195월까지 3년 간 병원장으로 서울대병원을 이끌었다.
 
재임 동안 권역응급센터 개설과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오픈했고, 평창올림픽 의료지원을 수행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한외래를 성공적으로 개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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