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상피세포수용체(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가 겪는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문(門)이 열렸다.
세브란스병원은 28일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조병철·홍민희·천유진 교수팀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레이저티닙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밝혔다.
비소세포폐암 중 EGFR 돌연변이 환자 비중은 서양인에서 약 10~15%인 반면, 동양인의 경우는 35~50%에 이른다. 이런 EGFR 돌연변이 폐암은 초기에는 이레사·타세바·지오트립 등 1·2세대 EFGR 돌연변이 억제제를 사용해 효과를 보지만, 보통 1~2년 내에 내성이 생기면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내성이 나타나는 원인은 EGFR의 20번 엑손에 발생하는 T790M이라는 돌연변이 때문이다. 이는 기존 EGFR 억제제 내성 기존의 50~60%를 차지한다.
EGFR T790M 돌연변이 억제를 위해 많은 연구들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시판된 약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유일하다.
조병철 등 교수팀은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제3세대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인 ‘레이저티닙’을 단백질 효수와 세포주, 환자유래세포주, 종양 및 환자 유래 이종이식마우스 모델 등 다양한 전임상 플랫폼을 통해 효과 및 이상반응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세포주 모델에서 레이저티닙은 T790M 돌연변이 세포주 성장을 선택적으로 강력히 억제했다. 실험용 쥐 연구에서는 같은 생물학적 농도에서 레이저티닙이 타그리소보다 강력하게 암세표 사멸을 유도했다.
나아가 이런 효과는 뇌혈관장벽을 지나 뇌전이 마우스 모델에 있어서도 타그리소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아울러 실험용 쥐의 모낭 억제 연구에서도 타그리소보다 모낭의 EGFR 억제를 적게 했으며, 기존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의 부작용인 피부 부작용이 더 적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제19회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된 레이저티닙 임상 1상 연구에서 레이저티닙 240mg에서 객관적 반응률 86%로 타그리소(7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레이저티닙을 통해 기존 EGFR 돌연변이 억제제에 대한 내성으로 고통 받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이번 학술지를 통해 발표된 전임상 데이터 및 1·2상 연구결과를 통해 3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미국종양학회·미국암네트워크·유럽 임상종양학회 등 가이드라인에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 등재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연구 국제학술지(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