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9월 말 동아제약 사건 연루 의사 18명에 대해 800~3000만원의 벌금형을 내린 가운데 이러한 선고 결과에 공분한 의사들이 ‘처방권’을 흔들며 전 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7일 ‘제2차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 특별위원회’ 회의를 통해 ‘동아제약 행사 불참’, ‘대체품목 처방 권고’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 상황에서 한 유명 의사커뮤니티에 구체적인 대체 약 목록[左 사진]이 게재돼 추이가 주목된다.
이 목록에는 동아제약 231개 의약품목(대체 약 없는 제품 등도 포함)이 나열된 가운데 각 품목 마다 동일한 효능을 갖는 타 제약사 의약품 이름이 기재돼 있다.
특히 리베이트에 대한 위험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오리지널’ 처방 독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듯 이 리스트에 포함된 오리지널 제품의 경우 따로 ‘O' 표시가 돼 있기도 하다.
예컨대, 동아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바로살탄정’의 경우 대체약으로 ‘노바티스 디오반(O), 삼일제약 디오텐, 유한양행 디오살탄 등’이 기재됐다. 이런 식으로 대체약 품목이 정리돼있는 상태다.
이는 한 의사가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첨부 파일로, 그는 ‘동아제약 불매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도 함께 작성했다.
이 의사는 “서울중앙지법은 의사들에게 벌금형을 부과했다. 면허정지 1년이라는 행정처분도 수반하게 된 것이다. 이는 병원을 포기하라는 말과 동일하다”며 “동아제약은 이번 재판으로 겨우 3000만원의 벌금으로 끝났다. 동아제약 약품에 대한 의사들의 힘을 보여주시기 바란다. 첨부 파일 확인 뒤 처방 약을 선택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한 댓글로 “우리 과에 해당하는 약물을 신중히 처방하자고 개원의협의회 사이트에 올리겠다”, “의협에서 전체 회원들을 상대로 해주세요. 그래야 파급력이 있지요”, “동아 이젠 끝이구나” 등이 올라와 현 분위기를 그대로 녹여냈다.
이와 관련, 현재 의협 차원에서도 동아제약 대체 의약품 목록 배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의협은 이번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 특별위원회를 통해 이 같은 방향을 잡았지만, 법적인 문제 소지 발생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인 상태다.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대체 약 목록 배부를 고려는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협이 관련 목록을 만든 것은 없다.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 특별위원회를 통해 목록 배부가 논의된 가운데 법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문제 소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의료계 관련 단체인 전의총과 의원협회도 동아제약 불매운동을 천명한 가운데 의협까지 공식적으로 이에 동참할 경우 동아제약으로선 회사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