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생들이 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직접 사인으로 ‘심폐정지’라고 기재된 것과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를 하며, 의사들에게 자정 목소리를 내길 요청하고 나섰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생 102명은 지난달 30일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서울의대생들은 “환자가 사망했을 때 사망의 종류는 선행사인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질병 외에 다른 외부 요인이 없다고 의학적 판단이 되는 경우에만 ‘병사’를 선택한다”며 “외상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해 사망했으면 외상 후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라고 지적했다.
물대포라는 외부 요인이 없었다면 백남기 농민이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인의 사망 원인은 외인사라는 것이다.
서울의대생들은 “고인의 사망 직후 언론에 보도된 서울대병원 사망진단서의 내용은 저희가 배운 것과 달랐다”며 “직접 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될 정도로 기본 원칙이지만 버젓이 기재돼 있고 사망 종류는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돼 있었다. 이러한 오류는 의학적, 법적으로 명백했던 고인의 사인을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서울의대생들은 선배 의사들이 전문가로서 이러한 오류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서울의대생들은 “전문가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류를 범했을 때 그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서울대병원은 이러한 오류에 대해 전문가 집단에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의대생들은 “사망진단서는 환자와 유족을 위한 의사의 마지막 배려라고 배웠다. 전문가 윤리를 지켜온 선배님들이 이 사안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소명으로 삼고자 하는 직업적 양심이 침해받은 사안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 주길 청한다. 우리가 어떤 의사가 돼야 하는지 보여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