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화재사고 예방 및 대처를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28일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병원급 의료기관에 자동화재탐지설비(센서)와 자동화재속보설비(알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령은 의료시설 중 요양병원에만 센서와 알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 외 의료시설은 연면적이 일정 수준(600㎡) 이상인 경우 센서만 설치하면 된다.
이에 대해 이용호 의원은 “수백 명의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 화재가 발생해도 발생 사실만 감지할 뿐 소방서에 자동신고가 되지 않는 것”이라며 “실제 지난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직원들이 직접 화재를 진압하다 실패한 후에야 관내 소방서에 신고해 골든타임을 지키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입원환자가 주로 이용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센서와 알람 설치를 의무화하고, 거짓으로 센서, 알람 등 경보장치를 작동시킨 자에 대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의원은 “병원은 응급환자, 중환자 등 요구조자가 특히 많아 화재가 났을 때 구조와 대피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며 “신속한 신고가 필수적인 만큼 자동화재속보설비 등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성중 의원(자유한국당)이 자동소화설비 설치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한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성중 의원은 “해당 법안은 소방안전시설을 규정하는 소방시설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예외조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시설의 규모 및 수용인원과 관계없이 유류화재 위험성이 큰 의료시설 등에 자동식 소화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월 화재가 발생했던 밀양 세종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일반 소규모 병원이라는 이유로 스프링클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2015년부터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긴 했지만 올 6월 말까지 유예기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소규모 의료기관의 화재설비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박 의원은 “현 소방법은 근본적으로 화재에 매우 취약해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을 통해 많은 예외조항이 양산되고 있다”며 “소방관들이 도착하기 이전 화재가 발생한 초기단계부터 진압하기 위해 자동소화설비 설치 의무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