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넘치는 민주당의 한의계 러브콜
천연물신약·진단의료기기 사용 등 잇단 지지 발언
2013.09.09 20:00 댓글쓰기

‘을(乙)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의 한의계 스킨십이 심상찮다.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직역 간 쟁점에 대한 발언을 극히 자제하는데 반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러 민주당 의원들은 천연물신약, 진단의료기기 사용 등에 대해 ‘한의사 편’임을 연이어 공언하고 나섰다.

 

오제세‧이목희‧이언주 의원 등은 관련 쟁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한의사를 지지했고, 김성주‧양승조‧최동익 의원은 한의약독립법 공동발의를 통해 한의계와의 친밀감을 높였다.

 

복지위 위원들에 더해 민주당 원내대표인 전병헌 의원까지 이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민주당의 한의계 프랜들리 움직임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민주당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한방 관련 논란에 대한 각 의원들의 입장이 당론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개별 의원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이들 발언에 진정성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발언과 정책 집행 의지는 다른 문제다.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이다"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그렇다하더라도 입법권을 쥔 의원들이 한의계 관련 쟁점에 대한 태도가 우호적이어서 향후 한의약단독법 제정 등 관련 활동에 큰 추진력을 얻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오제세‧이언주 의원 “천연물신약 정책 상식적으로 이해 안돼”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8일 대한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사원총회에서 천연물신약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내놨다.

 

오 위원장은 “천연물신약이라는 이름하에 여러분들의 고유한 첩약을 처방하지 못하게 됐다”며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되는 규제다. 정말 안타깝다”라고 피력했다.

 

이언주 의원 역시 같은 자리에서 천연물신약 정책의 불합리함을 짚으며 한의사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의원은 “의료계에는 굉장히 많은 부분이 불합리하게 진행되는 것을 알면서도 입 밖에 내지 못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있다. 저도 분노하고 억울한데 당사자는 오죽할까”라며 한의계와 뜻을 같이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정치를 하는 이유는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겪는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다. 천연물신약 역시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처리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현 정책에 날을 세웠다.

 

이목희‧김성주‧양승조‧최동익 의원 “한의사도 진단 의료기기 사용해야”

 

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지난 6월 26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특별시한의사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한의사의 진단 의료기기 사용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모든 현대 의료기기가 아니라 진단에 필수적인 것들은 협의를 통해 한의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한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20명에 가까운 한의사들이 골밀도 측정기를 사용해 고소․고발당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것은 이미 어떤 기득권이 생긴 것이다”라며 한의사들의 진단 의료기기 사용이 공정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 외 김성주‧양승조‧최동익 의원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규정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의약단독법에 공동발의를 해 간접적으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지지를 표했다.

 

“한의학에 대한 정부‧여당 인식이 한의계 위기 근원”

 

한의계에 대한 민주당의 프랜들리 정책에 쐐기를 박은 것은 전병헌 원내대표다.

 

그는 8일 한의협 사원총회에서 “지난 2003년 민주당이 한의약육성법을 마련했으나 정부와 여당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엉망이 됐다”며 “천연물신약이 그 대표적이 예”라고 일갈했다.

 

전 의원은 “식약처가 한의사의 전통 처방전을 천연물신약으로 둔갑, 원저작권자인 한의사의 사용권마저 박탈했다“며 “이 정책에서 확인된 한의학에 대한 정부와 여당 인식이 한의계 위기의 근원”이라고 지적하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양한방 협진, 한방진료보험보장성 강화, 국공립 한방의료기관 설립, 한방진료과 확대 등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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