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는 협력을 위한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서로가 원하는 부분을 공유하며, 세계가 바라보는 건강보험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다.”
23일 심평원 손명세 원장[사진]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간 불거졌던 건보공단과의 관계와 양 기관이 향후 풀어가야 할 숙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손 원장은 “(업무적 범위 등으로) 건보공단과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는 협력을 통해 건강보험을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조율 중인 부분은 양 기관이 원하는 주요업무에 대한 공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심평원은 건보공단의 ‘자격관리시스템’을 알고 싶고, 건보공단은 ‘DUR’에 대한 정보를 원하고 있다. 이 맥락에서 양 기관은 서로가 양보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심평원이 구축하는 ‘데이터 셋’은 개인별 소득을 파악하기 어려워 연구과정에서 한계가 존재했다. 여기에 자격관리시스템이 확보되면, 보다 구체적 내용이 담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보공단 역시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인정받은 ‘DUR’을 활용한 실시간 처방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협력과제로 긍정적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올 초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국제회의’를 통해 양 기관은 협력의 모습을 보였다.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제회의에 참여한 26개 국가들은 심평원-건보공단이 운영 중인 건강보험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국내시스템을 모델로 삼고자 하는 의사를 피력한 국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원장은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처럼, 건보공단과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건보제도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올해 4~5개 국가에 우리의 시스템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전국 9개 지원 ‘역량 강화’ 주력
심평원장이 생각하는 또 하나의 역점 과제는 바로 ‘지원 역량 강화’로 확인됐다.
손 원장은 “의정부, 전주지원이 다음 달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 9개 지원시대를 맞게 된다. 각 지원의 특성에 맞게 업무범위 확대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본원 중심에서 벗어나 지원의 심사평가 역량을 강화, 상호 보완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시대 흐름에 맞게 ‘화상회의’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이미 마련했다. 멀리 부산지원에서도, 창원에서도 언제든지 손쉽게 회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손 원장은 “과거에는 본원 대비 지원직원들의 역량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각 지원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이들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심평원의 과제”라고 밝혔다.
손 원장은 "심평원 지원 업무는 의원급 심사기능에 국한된 상태였지만 이를 종합병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구체화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상근심사위원을 배치하는 등 다각적인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