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 전통의료에서 주인 노릇을 해야 한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의 발언이 의료계의 거센 공분을 사고 있다. 후폭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이미 이혜훈 후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비판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아무리 서울시장이 되기 위한 과장된 주장이라고 해도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비판의 요지는 "한의학이 의료제도의 주가 되고 의료기기를 뭐든지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국회의원이 나라를 움직이고자 한다니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 후보는 23일 개최된 대한한의사협회 정기총회에서 "전통 의료인 한의학이 주인 노릇을 해야 한다”며 “의료기기 사용에 있어서도 장벽이 높아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여기에 보험급여 확대 등까지 언급, 의료계의 원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선, 24일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방이 보험이 안 돼 억울해하는 사람보다 한방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데 그 보험료까지 내야해서 억울해하는 사람이 더욱 많다"고 비판했다.
노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엘리트 코스’를 밟아 3선 의원을 지낸데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이혜훈 의원에게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사회(회장 임수흠)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혜훈 예비후보에 ‘한의학 주인 노릇’, ‘보험급여 확대’, ‘의료기기 사용 발언’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의사회는 “X-레이, CT, 초음파, 레이저 등 현대의료기기는 현대 의학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산물”이라며 “완전히 다른 학문 체계를 가진 한의학을 배운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 급여 확대는 어디까지나 국민적 요구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정당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임에도 표심에 눈이 어두워 실현 가능성이 불분명한 정치적 수사를 남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사회는 “해당 발언 진위에 대해 즉각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며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3만여 서울시의사회 회원들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