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최근 1회용 내시경 가위 재사용 보도로 의사들의 부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자 "정부의 싼값 진료 강요로 일회용 의료기를 재사용해야 하는 현실이 비단 내시경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시술에 해당되는 문제"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동시에 의협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 '1회용 내시경 포셉 사용 중지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달, 적정수가 산정이 이뤄질 때까지 이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14일 의협은 공문에서 "1회용 포셉은 1회만 사용하고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의료현장에서 재사용되고 있음은 큰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이에 대한 보도는 의사들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때문에 의협과 소화기내시경학회가 앞장서 상당 수의 의료기관에서 1회용 내시경 포셉을 재사용하고 있는 근본 원인을 찾아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위 내시경 등 상부위장관 내시경의 조직생검비용(조직검사비용)은 8620원, 대장내시경의 조직생검비용은 1만2740원으로 책정돼 있다. 환자부담과 건강보험공단 부담을 합한 금액이다.
그러나 조직생검에 필요한 1회용 포셉의 가격은 중국산이 2만3000원에 이른다. 1회용 포셉의 비용 하나만해도 생검비용보다 높은 셈이다.
의협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학회에 건강보험공단이 1회용 포셉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할때까지 1회용 내시경 포셉을 사용한 생검을 일체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건강보험의 강압적 횡포에 대해 국민과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것'을 주문하는 지침도 학회 회원들에게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의협은 같은 날 "저질의료를 강요하는 잘못된 건강보험제도 국민께서 바꾸어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일간지에 광고도 실었다.[사진]
의협은 이 광고에서 "1회용 포셉을 쓸 때마다 손해가 발생하는데 과연 병원에서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을까"라며 "행여 환자가 일회용 포셉 비용을 따로 낼테니 새 것을 써달라고 요구해도 소용없다. 이는 정부가 불법을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의협은 "싸구려 의료를 강요하는 지금 건강보험제도의 실체이자 정부가 국민을 속여 온 건강보험제도의 실체"라며 "지금까지 의사들은 이런 제도에 침묵하고 순응해왔지만 이는 잘못한 일이었음을 고백하며 이제 의사들은 이를 바꾸려는 노력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