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의혹이 양파껍질 까지듯이 하루가 멀다하고 봇물처럼 쏟아진다.
특히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는 최순실 파문이 국내 최고의 대학병원은 물론이고 특정 의원에도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금도 의혹은 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서울대병원 서창석 원장에 비판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급기야 “최순실 무리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접수하고 서울대병원과 이화여대, 보건복지부까지 접수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전 주치의인 서창석 원장이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추천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 장관이 서 원장과 굉장히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안다”며 “정 장관을 통해 최씨가 보건복지 관련 정책에 관여했을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차병원그룹은 마침내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후 차움을 방문 하거나 차움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차병원그룹은 “최순실씨가 2010년 8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차움에서 진료 받은 적이 있고 종합비타민 주사제(IVNT)를 반복 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최씨 본인이 방문하거나 전화로 요청한 뒤 비서가 의약품을 수
령해 간 것으로 대리처방이라고 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된 곳은 보건당국도 마찬가지다. 마냥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된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등은 법 위반 여부 및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최씨가 자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구 논현동 '김00 성형외과'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파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순실씨 단골병원에서 대리처방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 해당병원들의 마약류 관리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강남보건소에 ‘김00 성형외과’와 ‘차병원그룹 차움의원’에 대한 조사요청 공문을 발송했고, 이날 부터 해당 보건소가 본격 조사에 나섰다.
특히 식약처는 해당 기관에 대해 마약류 관리 법률 등의 위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파쇄한 것이 사실이라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순실을 담당했던 차움병원 의사 김모 씨가 박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 자문의'가 된 과정을 두고 당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이 상반된 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11일 한 매체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초대 주치의를 맡았던 이병석 원장이 “주치의 발령을 받은 뒤 연세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내가 직접 자문의사단을 꾸렸는데 김씨는 이미 명단에 들어와 있어 굉장히 당황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 동안 언론에 “이병석 병원장의 추천을 받아 이력서를 제출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대통령 자문의가 됐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병석 원장은 “2013년 7~8월경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함께 자문의들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김씨가 자문의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김씨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처럼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에 보건당국과 관련 의료기관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서 부인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