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의료게이트 진상 규명 '카운트다운'
국정조사특위 가동, 김상만·김영재·서창석 등 '대리처방과 각종 특혜 의혹' 쟁점
2016.11.29 06:16 댓글쓰기

최순실 국정 농락에 휘청대고 있는 대한민국과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지을 '운명의 일주일'이 시작됐다.

이번 주 국정조사를 비롯해 국회 탄핵안 상정 여부, 특검 등 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는 '의료 게이트'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오는 11월30일 가동되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보건복지부 기관보고에선 박 대통령의 대리처방에 관한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리처방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는 전 대통령 자문의이자 차움의원 의사였던 김상만 씨가 지목되고 있다. 서창석 서울대학교병원장,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등도 대리처방을 비롯해 의료게이트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 차움의원을 운영하는 차병원그룹 특혜 의혹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선 의사' 김상만, 대통령 건강관리 조직적 개입?


김상만씨는 청와대 공식 의무시스템을 무력화하고 박 대통령을 '비선 진료'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김씨는 2013년 8월 김기춘 前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대통령자문의로 위촉됐는데, 초대주치의(2013년5월~2014년8월)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자신이 꾸린 자문의단에 김씨가 포함돼있지 않았다고 밝혀 위촉 과정부터가 의혹의 대상이다. 


김씨는 최순실, 순득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을 대리 진료했다. 차움의원에 근무할 때 최순실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에게 '영양 주사제'를 대리처방하고 직접 투약했다고 복지부 조사에서 진술했다.


박 대통령이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태반주사, 감초주사 등은 대통령주치의 동의 없이 투약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김씨가 자신과 상의 없이 대통령을 독대해 영양주사제를 놓는 사실을 몇 차례 사후에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주치의를 이어받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2014년9월~2016년2월)도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에서 김씨에게 직접 연락해 진료를 요청했다"며 주치의가 배제된 상태에서 주사제 투약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2급 국가비밀'에 해당하는 박 대통령 건강 정보가 담긴 혈액에 대한 차명 검사도 김씨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2013년 9월 2일 최순실 진료차트에 '안가(검사)'라고 적고, 간호장교가 채취해온 대통령 혈액을 차움의원에서 검사했다.


김씨 배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지난 25일 공개한 차병원 관계자의 전화통화 녹음 파일에 따른 것이다.


차병원 관계자는 의료계 관계자 A씨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최씨 입국 직전 차움 의사에게 전화해 '평소 최씨가 공황장애 약물을 받아갔으니 공황장애 진단서를 끊어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며 "김씨가 이미 그때부터 민정수석으로부터 사주받고 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씨는 차움의원에서 불안장애 치료제인 '자낙스(성분명 알프라졸람)'을 처방받은 것으로 복지부 조사에서 드러났다. 자낙스는 청와대도 구매했다. 윤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입수한 '청와대 의약품 공급내역(2013년 1월~2016년8월)'에 따르면 2013년 9월 '자낙스정 0.25밀리그람' 300정이 반입됐다. 


최순실과 막역한 관계로 청와대 비호 김영재원장?


국정조사특위는 내달 16일 대리처방 의혹 규명을 위해 차움의원과 김영재의원, 강남보건소 등을 현장조사할 예정이다. 차병원그룹과 김영재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각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병원들이다.


차병원그룹은 김씨의 대리처방 의혹 뿐 아니라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고가의 무상진료를 받고, 김기춘 전 실장까지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특혜설에 휩싸여 있다. 
 
올해 1월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 ▲대통령 경제사절단 동행 ▲체세포 복제배아연구 조건부 승인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선정 등 차병원이 성사시킨 사업이 모두 특혜 결과라는 지적이다.


차병원그룹은 복지부가 보건의료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펀드 운용에도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그룹 계열사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복지부와 조성한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헬스케어펀드을 공동 운용하고 있다. 솔리더스 최대주주는 차바이오텍으로 차움의 의료서비스를 제외한 영리사업을 운영 중이다.


김영재의원도 현 정권 특혜 의혹의 한 축이다. 윤소하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차병원 관계자는 "김상만씨가 김영재 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차병원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최씨를 2013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6회에 걸쳐 진료했다. 최씨와의 두터운 친분으로 청와대로부터 각종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원장 가족이 운영하는 안면성형용 리프팅실을 생산하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과 화장품 제조사 존제이콥스는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존제이콥스 화장품은 청와대 명절선물용으로 납품됐고, 올해 5월 프랑스 순방 전후로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 각각 입점했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수술부위 봉합사 연구에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박 대통령의 피부과 자문의를 지낸 세브란스병원 정 모 교수가 참여했다. 봉합사 개발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예산 15억원이 지원됐다.


김영재의원의 해외 진출에는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직접 나섰다. 조 전 수석 측은 "박 대통령 지시를 받고 중동 진출을 도울 대행사를 연결시켜줬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장은 강남구 보건소 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휴진했다고 진술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김영재의원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 사본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이날 프로포폴  20㎖ 1병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처방특혜 제공 의혹' 확산 서창석 병원장


대통령 전 주치의인 서창석 병원장은 김상만씨와 김영재 원장과 관련된 의혹에 모두 관여됐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서창석 원장은 주치의 시절 김씨의 비선진료를 알고도 눈 감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소하 의원에 따르면 서창석 주치의 재직 시절 청와대 의약품 공급액은 급증했다.

이병석 주치의 시절 16개월 동안 구매액은 5071만원으로 월 평균 316만원이었던데 반해, 서창석 주치의 때는 18개월 동안 1억281만원으로 월평균 571만원이었다.

대리처방 논란의 주사제인 태반주사, 감초주사 등 영양주사제와 비아그라, 에토미데이트 등 마취제도 대거 반입됐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청와대 모든 약품 구입 절차는 경호실 소속인 의무실장을 통해 하도록 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적어도 내가 주치의 시절에는 태반주사 등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주치의 자문을 받고 비아그라를 구입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아프리카 순방에 수행원들의 고산병을 우려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미 순방 당시 내가 소량 구입한 것 말고 다른 사항에 관해서는 모른다"고 일축했다.


서 원장은 김영재 원장에게 특혜를 제공한 당사자로도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성형외가 전문의가 아닌 김 원장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 휩싸여 있다. 김 원장은 진료과로부터 '외래진료의사운영위원회' 심의 요청을 받지 않았다.


서 원장은 "최순실은 만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정유라도 마찬가지"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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