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이정규 교수가 기관지 확장증과 천식을 함께 갖고 있는 환자는 천식 증상이 중등증 및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상승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 벽이 염증으로 손상돼 본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상태를 말한다.
천식은 기관지의 염증으로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기관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 호흡곤란과 기침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정규 교수팀은 CT 및 폐 기능 검사를 받은 천식환자 667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관지확장증 유병률과 함께 증상 유무에 따른 천식의 임상경과 차이를 연구했다.
연구결과에서는 전체 천식환자 667명 중 약 38%에 해당하는 251명이 기관지확장증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지확장증이 있는 천식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결핵 및 비결핵성 폐질환 병력이 유의하게 많았으며, 폐기능 검사지표상 나타난 폐활량 또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기관지확장증이 있는 천식 환자는 천식만을 가진 환자와 비교해 호흡기 증상이 중등증 및 중증으로 급성 악화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4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호흡기 증상의 급성 악화를 경험한 환자 비율은 기관지 확장증이 있는 천식 환자들에서 10% 가량 높았다.
로지스틱 회귀 모델을 이용한 다변량 분석 결과 기관지확장증이 있으면 호흡기 증상이 중등증 및 중증으로 급성 악화할 위험이 1.5배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추적관찰 기간 중 기관지확장증의 진행이 확인된 환자의 경우에도 중등도 및 중증의 급성 악화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했다.
이정규 교수는 “천식환자가 기관지확장증을 함께 갖고 있거나 기존의 기관지확장증이 진행되는 경우 급성 악화가 나타날 위험이 상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지확장증은 기도에 염증과 감염이 반복되는 원인이 되는데 이것이 천식의 장기적인 경과 중 호흡기 증상 악화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알레르기내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n Practic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