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병원에서 일하는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가? 우리는 왜 병원에서 일하는가? 어떻게 일하는 것이 행복한가?”
필자들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해 ‘병원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경영 이야기’를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피터 드러커가 살린 의사들: 대학병원 편'의 저자 3명의 조찬 모임으로 시작한 '다봉회'는 이후 3명이 더 합류해 병원 직원들의 행복을 주제로 근 2년간 매주 토론을 벌였다.
그 열띤 토론의 결과가 ‘병원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경영 이야기’다.
서울아산병원 김종혁 기획조정실장,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 김진영 스마트혁신단 단장 등 대형병원의 의사, 혁신 책임자, 병원 컨설턴트인 6명의 필진이 2년의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경영진과 직원이 함께 고민하는 병원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놓았다.
무비판적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퇴근 시간만 기다리며 괴롭게 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필자들이 언급한 질문들에 대해 고민하며 일한다면 헬스케어 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더 높은 경영 전문성을 가지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들의 믿음이다. 그리고 이는 곧 병원 발전으로 이어진다.
책은 ‘환자 중심’으로 변해가는 병원 미래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해 병원의 격을 높이기 위한 조직 운영, 전략 기획, 인사 업무, 성과 관리, 문화 등에 대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내용을 담았다.
책은 듣기 좋은 장밋빛 전망들을 나열하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 대내외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드러날 수 있는 단점과 문제점들에 대해 깊이 파고 들었다.
예를 들어 책은 '대기업병'에 걸린 병원 조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상명하달식의 권위주의 문화, 과거의 관행들을 답습하려는 태도 등이 병원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국내 병원에도 MBO 개념 도입할 시점 도래"
책은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는 병원에도 MBO 개념을 도입해야 할 때가 됐다는 논리를 펼친다. 이를 통해 상사가 부하의 성과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결과 지향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진의 책임과 권한 강화 등을 주문했다. 현재 병원에서는 진료과 간, 교수 간 존중과 형평성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이것이 의사결정 속도를 늦추는 등 관료제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책은 또한 시대에 뒤떨어진 인사관리 시스템도 지적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고가의 의료 장비와 IT 시스템 개발 비용,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인사 관리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늘 뒷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책은 인사관리 시스템이 정교할수록 경쟁 병원과 장단점을 쉽게 비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며 미래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필자들은 이처럼 대형 병원이라는 복잡한 조직이 해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를 성역 없이 진단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다.
한편, 김종혁 서울아산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이번에 출간된 ‘병원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경영 이야기’ 외에도 앞서 ‘피터 드러커가 살린 의사들’을 공동 저자들과 집필하며 병원 경영과 관련한 책을 꾸준히 써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