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6월 27일 국립중앙의료원(NMC, 원장 주영수) 의료진이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날 2세대 백신 접종을 마친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NMC)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감염내과 전문의)은 “NMC에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초 발견 가능성이 높은 의료진들이 선제적으로 맞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존에도 NMC는 원숭이두창 환자에 대한 독자적 진료지침을 갖고 치료하고 있었다”면서 “감염병 일선 의료진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비말이 아니라 대부분 피부 접촉으로 감염된다”며 “일반 환경보다 의료기관 내 감염 전파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NMC는 필수인력을 중심으로 자원을 받아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격리병동 간호사 9명과 의사 3명이 자원 의사를 밝힌 상태다.
진료과별로는 병변을 최초로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비뇨기과·피부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유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병원 의료진·일반인 접종은 백신 도입 속도 보며 천천히
전 센터장은 아직까지 감염병전담이 아닌 일반병원 의료진들은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을 필요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두창 발생 가능성이 높은 HIV 환자를 기존에도 많이 보고 있던 의료원 특성 때문에 맞는 것”이라며 “일반병원 의료진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맞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원숭이두창 백신은 접종 후 타인에게 피부로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접종부위보다 큰 거즈를 부착해야 한다. 이에 당분간 운동을 하거나 목욕탕·수영장 등을 이용해선 안 된다.
이에 그는 “접종이 잘못되면 3주 가량 쉬어야하는데 병원 인력 공백 발생이 불가피해진다”고 우려하면서 “백신 도입 속도·양을 보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반인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입장이다. 전 센터장은 “밀접접촉자의 정의를 잘 내려야 하는데, 맨살이 부딪칠 정도로 접촉하지 않으면 큰 위험은 없다”며 “비행기를 같이 타고 온 것만으로 전파된다는 말은 불안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검역소 인력 등 예기치 못하게 확진자와 밀접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