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 시민사회단체 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홍준표 당선인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은 의료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남도지사 시절 만성적자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진주의료원을 폐쇄하는 대신 마산의료원 시설과 기능을 강화했다"며 "대구에 제2 의료원이 필요한지 여부는 막연하게 공공의료 강화 구실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의료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는 모두 공공의료다. 대한민국에 의료민영화라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구 시민단체들은 성명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은 대구시민들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으며 이뤄낸 사회적 합의"라고 강조하면서 홍준표 당선인에게 설립을 촉구했다.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 등은 28일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린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 앞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제2 대구의료원은 권영진 시장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공식 약속한 사안"이라며 "홍준표 당선인은 자신이 한 진주의료원 폐원을 정당화하면서 제2 대구의료원 재검토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는 코로나19 비극을 가장 먼저 겪은 도시고, 원인은 공공병원 부족 때문이었다"며 "민간병원이 제대로 나서지 않아 10%밖에 안되는 공공병상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80%를 감당할 수밖에 없어 수많은 확진자가 입원 치료를 받지 못했고 사망환자 비율도 높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단체들은 "코로나19 환자 뿐 아니라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도 공공병원이 전담병원이 되면서 쫓겨났다"며 "코로나19가 아닌 폐렴이었던 17세 정유엽 군도 열이 끓는다는 이유로 민간병원이 받아주지 않아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당선인이 이를 뒤집는다면 시민들 의지를 거스르는 일일 뿐 아니라 시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는 올해 제2대구의료원 부지 선정 등에 관한 시민 공론화 과정을 마무리한 후 2027년 동북권 쪽에 의료원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